미군 공습에 사망한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사진=연합뉴스
미군 공습에 사망한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2일(현지시간) 미군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사망하면서 중동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군은 해외 거주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커셈 솔레이마니를 살해하는 결정적 방어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이번 공습은 이란의 미래 공격계획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의 이익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군부의 최고 실세로 여겨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란 내부 뿐만 아니라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 중동 전역의 친이란 세력을 지원하며 미국을 상대로 대리전쟁을 지휘해온 요주의 인물이다. CNBC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기사의 제목으로 “미국이 세계 최악의 인물을 제거했다”는 과격한 표현을 쓴 것도 과장이 아닌 셈.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제거를 명령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을 비판하며 핵 합의 탈퇴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으나, 직접적인 군사 행동은 자제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말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주도의 미군 기지 및 대사관 공격으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서 또 다른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며, 동맹국에 대한 공격에도 군사작전으로 대응하는 것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난해 10월 시리아에서 IS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살해를 위한 작전을 승인한 데 이어, 수많은 미국인의 피를 흘리게 한 솔레이마니 살해 작전 또한 허락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설명했다. 

CNN은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변화에 대해 “지난 목요일 솔레이마니에 대한 공습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점차 미국의 군사력을 활용하는데 대한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군 사령관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성조기를 게시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군 사령관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성조기를 게시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트위터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보수 성향 매체 워싱턴이그재미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화를 높게 평가하기는 힘들다”며 이번 군사작전이 중동에서 미국의 외교적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이그재미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외교적 대화의 길을 열어뒀으며, 지난해 6월 드론 격추 사건 이후에도 군사적 보복을 피해왔다”며 “하지만 이번 공습으로 인해 외교적 문은 공식적으로 닫혀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이그재미너는 이어 “전쟁 영웅인 솔레이마니의 복수는 이란의 최우선 아젠다가 됐다” 며솔레이마니의 죽음이 반미 성향이 강한 이란 정부의 정당성을 강화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이그재미너는 이어 원유 공급 불안정 및 이라크 내 친이란파의 보복 등에 대해 미국이 즉각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3일 "지구상에서 가장 잔인한 사람들이 전세계의 악과 도적에 대항해 지난 수년간 용감하게 싸운 고귀한 지휘관을 암살했다. 솔레이마니를 암살한 자들은 가혹한 보복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해 전운이 고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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