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수상 거부 의사를 밝힌 소설가 김금희가 SNS를 통해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 의사를 밝힌 소설가 김금희가 SNS를 통해 수상관련 부당한 계약 내용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 김금희 SNS 갈무리)

[뉴스로드] 김금희 작가가 올해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자로 통보받았으나 거부했다.

1977년 제정된 이상문학상은 문학사상사가 주간하는 국내 대표적 문학상 중 하나다. 올해로 제 44회 를 맞는 이상문학상은 김금희 작가의 거부로 무기한 연기됐다. 연기된 배경에는 문학사상사의 봉건적 계약 즉 갑질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금희 작가는 지난 4일 트위터에 "어제 모 상의 수상후보작이 됐다는 전화를 받고 일차적으로는 기쁜 마음이었다. 그런데 오후에 계약서를 전달받고 참담해졌고 수정 요구를 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거기에는 내 단편의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한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심지어 내 작품의 표제작으로도 쓸 수 없고 다른 단행본에 수록될 수 없다. 문제를 제기하자 표제작으로는 쓰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글쎄 내가 왜 그런 양해를 구하고 받아야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내가 이런 말을 여기서 하는 것이 내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 잘 안다. 하지만 말하지 않는다면 계속 '양도'라는 단어 속에 작가들의 작품들이 연속해서 갇히게 되겠지. 계약서 조정이 그리 어려운가. 작가를 격려한다면서 그런 문구 하나 고치기가 어려운가. 작가의 노고와 권리를 존중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작가는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2015년 신동엽문학상, 2016년 젊은 작가상 대상, 2017년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대표작품으로는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너무 한낮의 연애', '경애의 마음',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등이 있다. 

해외에서는 1964년 프랑스 작가 장 폴 사르트르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사르트르의 노벨문학상 거부는 ’갑질‘ 때문은 아니다. 세속에 얽매이지 않고 제도권 사회의 들러리가 되기 싫다는 이유에서였다. 

국내에서도 권위있는 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나 들러리가 되기 싫다는 이유로 거부한 작가들이 여럿 있다. 고 최인훈 작가는 2001년 인촌상 문학부문 수상을 거부했고, 황석영, 공선옥, 고종석 작가는 조선일보사가 주최하는 동인문학상의 심사대상에 오르는 것을 거부했다. 

김금희 작가가 이상문학상을 거부한 것은 위의 사례와 다르다. 김 작가가 언급했듯 문학사상사의 계약 조건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김 작가를 응원하는 한편 문학사상사를 비난하는 분위기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상문학상을 무기로 작가의 자존심을 짓밟고 상처를 주는 행위는 옳지 못하다” “이상문학상에 아직도 권위가 남아 있나” "김금희 작가의 수상 거부는 문학사상의 갑질에 용기있게 저항한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문학사상사는 논란이 된 계약 항목을 뒤늦게 삭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출판사의 잘못된 운영으로 이상문학상의 권위가 실추됐다는게 문단 안팎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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