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부채' 급증, 10년 호황 끝났나,
미국 '민간부채' 급증, 10년 호황 끝났나,
  • 박혜림 기자
  • 승인 2020.01.13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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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뉴스로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미국 경제의 호황기가 언제쯤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에 따라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3일 ‘2020년 미국 경제 전망과 리세션 위험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2.3%)보다 소폭 하락한 2.0%(잠재성장률 수준)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가 경기확장기의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미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가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할 경우 연착륙을 통해 큰 충격을 피할 수 있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장기간의 경기확장으로 인해 ▲민간부채 급증 ▲주식, 고위험 채권 등 위험자산가격 고평가 ▲고용 호조 및 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등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 등 외생적 충격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과도한 대응 ▲위험회피성향 확산으로 인한 위험자산가격 급락 등의 위험요인이 발생할 경우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보고서는 이러한 위험요인이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우선 지정학적 위험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확대될 가능성이 작다.

트럼프 정부는 출범 후 ‘다자주의’와 상반되는 ‘일방주의’ 외교로 동맹국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갈등에 이란과의 군사적 갈등, 등까지 더해져 위험이 더욱 커진 상태다. 하지만 2020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지정학적 위험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리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의 미군기지 타격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자제하고 경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한층 온건해진 모습을 보였다. 자칫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질 경우 유가 급등으로 유권자들의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중국과의 무역협상 또한 추가 관세조치와 같은 강경책을 피하고 '스몰딜' 수준의 합의라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대선을 앞두고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하원의 탄핵소추에 맞서 자신만이 무역분쟁을 해결할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할 유인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1월 중 1단계 무역협상 합의문에 서명하고 2단계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크게 높아졌지만, 연준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로 전환할 확률은 높지 않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 실업률은 3.5%로 자연실업률(4.5%)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2017년부터 이어지고 있는데, 과거에도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하기 전 실제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수준을 장기간 하회한 사례가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만약 장기간의 고용호조로 인해 임금 상승 압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면, 기업의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하고 고평가된 위험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보고서는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플레이션 압력과 디플레이션 위험에 선제적·탄력적으로 대응해 경기침체 없이 기대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 내외에서 안정시켰다”며 “통화정책 파급시차를 감안하면 적어도 2020년에 인플레이션 위험이 현재화될 확률은 낮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완화적 통화정책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으로 인해 연준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에 과소대응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위험이나 긴축적 통화정책이 실현되지 않더라도 금융시장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역대 최고치인 132%로 2008년 대비 31%p나 상승했다. 기업부채수준에 대한 우려로 금융불안이 확산되면서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강화될 경우, 위험자산가격이 동시다발적으로 급락하면서 경기침체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 

보고서는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 또한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국 회사채 투자 위험이 다수의 개인·기관투자자에게 분산되어 있다”며 “연준도 유동성을 적극 공급하고 있어 기업부채수준에 대한 우려만으로 경기침체가 촉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외생적 충격이나 급격한 금리인상이 없다면 경기 둔화에도 기업부채상환능력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며 “금융경색이 실물경제의 침체로 전이되는 위험에 연준이 적극 대응하고 있는점도 금융시장의 자기실현적 위험회피성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미국 경제가 급격한 침체를 피하고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올해 초 1단계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미국 경제는 지난해와는 달리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한국 경제의 대외여건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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