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곁을 지나다
매화 곁을 지나다
  • 김용국(시인)
  • 승인 2020.03.1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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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mija 14. 꽃으로 오다. Mixed media. 24x24cm, 2018
Hongmija 14. 꽃으로 오다. Mixed media. 24x24cm, 2018

 

코끝에 향기가
머릿속을 간질이는데,

아직은 
목덜미 시린 찬바람.

꽃의 환한 그늘쯤
향기만으로 서 있는
사람은

누구시더라
누구시더라,

붉고 흰
그 속살 냄새는.

꽃 피는 봄의 시작입니다. 

눈으로 보기보다는 냄새로 맡아야 더 황홀한 꽃이 있습니다. 몸을 휘감고 코를 점령한 연후에  가슴을 포박하는 매향이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그 꽃의 자태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 향기가 허파까지 들어가 모세혈관의 끝까지 다다른 연후에 꽃을 봐야 더 매력적이라는 게지요. 나는 매화를 눈이 아닌 코로 먼저 봅니다.

‘꽃의 환한 그늘쯤 / 향기만으로 서 있는/ 그 사람은 // 누구시더라 / 누구시더라, //붉고 흰 / 그 속살 냄새는.’ 매향이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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