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는다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는다
  • 김용국(시인)
  • 승인 2020.05.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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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이. Scherazade_5(페인팅)ceramic,60x60cm
유성이. Scherazade_5(페인팅)ceramic,60x60cm

구름은 다시 구름으로 돌아가고
물은 다시 물로 돌아가나니,

때가 되면 봄은 다시 봄
가을은 다시 가을.
 
우리의 갈잎 같은 흔들림이란 
돌아가기 위한 것.
 
너희들의 배설물이 다시
너희들의 입으로 돌아오듯이,

내가 던졌던 사랑은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는다.

삼삼오오 모여 앉으면 자신의 얘기를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자기는 빼고 남의 얘기로만 시간을 채웁니다. 그 남도 그 자리에 없는 제삼자가 대부분입니다. 칭찬이라든지 축복, 공감 같은 것보다 깎아내리거나 질투하거나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있지도 않은 일을 꾸며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상한 일은 그렇게 흉한 말을 하고도 자신은 그 말을 한 것조차 잊어버린다는 겁니다. 개구리에게 돌 던지는 것과 같은 심심풀이 놀이를 한 게지요. 그 당사자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줄도 모르고 말이지요. 

봄이 가면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거쳐 다시 봄이 오듯이 ‘간 것은 다시 온다’는 세상의 이치처럼 자신이 실없이 뱉었던 말들은 돌고 돌아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칭찬은 칭찬으로 축복은 축복으로 질투는 질투로 비난은 비난으로 말이지요. 자기가 행했던 모든 것은 인과의 법칙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지요.

‘너희들의 배설물이 다시 / 너희들의 입으로 돌아오듯이, // 내가 던졌던 사랑은 /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는다.’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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