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길
노을 길
  • 김용국(시인)
  • 승인 2020.06.12 0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주은미
사진 주은미

그날은 뜻도 없이 
급하게 기울어서,

늦더라도 
노을이 있다면 
찾아가도 되는지요. 

그렇지 못하다면 
나만 아는 그대의 이름을 
조용히 불러도 되는지요.

점점 어두워지는 
아슴한 노을 길에
어쩌지 못하고
까치발로 서있는데,

노을 질 때를 기다려 
노을 길에
점점 부푸는 그리움을 
그냥 깔아도 되는지요.

이런저런 잡다한 일로 하루를 보내다가 만날 사람은 정작 만나지도 못합니다. 저녁이 되어서 시간이 났을 때는 그 사람은 이미 없습니다. 
그래도 만나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질 않습니다. 더 커집니다. 나는 청유형으로 그 사람을 조심스레 호출해 봅니다.

‘노을 질 때를 기다려 / 노을 길에 / 점점 부푸는 그리움을 / 그냥 깔아도 되는지요.’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