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은
  • 김용국(시인)
  • 승인 2020.07.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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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 여름,  아크릴+스테인리스+페인트, 515x500x3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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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든 바람이든 물이든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속에 불을 댕기는 일.

고통이든 기쁨이든 침묵이든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속에 불을 기르는 일.

그리하여
사랑한다는 것은
거짓이든 참이든 절망이든 
불에 불을 더하는 일.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한 사람을 간절히 소망하는 일이지요,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한 사람을 자신의 마음에 받아들이는 일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 자신을 비우는 일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이 마음에 들어오면 충만해집니다. 활기차지고 행복감으로 부풀어 오릅니다. 오직 자기 자신만이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지요. 온 세상을 다 얻었다는 황홀에 빠지기도 하고, 그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든 갈 것 같지요.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할 것 같습니다. 내가 그 사람이 되는 것을 미루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해도 그 사람이 싫어하는 하는 걸 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닐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속에 불을 댕기고, 불을 기르고, 불에 불을 더하는 일’이겠지요. 자신을 뜨겁게 만드는 일이겠지요.

그러나 ‘자기 속에 불을 댕기고, 불을 기르고, 불에 불을 더하는 일’은 맹목일 수 있습니다.이런 ‘맹목의 불’ 속에 빠지면 사랑이 ‘흙이든 바람이든 물이든, 고통이든 기쁨이든, 침묵이든, 거짓이든 참이든 절망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소위 ‘콩깍지가 씌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 배려하고 그것을 확장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통해 자신이 보다 값지고 멋있다는 체험을 하게 되는 거겠지요. 그러니 사랑은 성장이 되어야 합니다. 매일 자라는 화초 같아야 합니다. 

성장이 없는 사랑은 곧 ‘사랑의 불’로 타버린 재가 되거나 후회나 원망이 되거나 필시 슬픈 이별로 끝이 납니다.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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