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 4
노을 · 4
  • 김용국(시인)
  • 승인 2020.07.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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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영진, 상현달
사진 고영진, 상현달

노을이 
서녘 정거장에
잠시 멈추는 동안

연서처럼 붉어지는
당신의 얼굴을
읽다가

얼마나 뜨거워졌는지
나는,

어둠이 내려도
노을인 채로 남겨졌습니다.

소설 「소나기」로 잘 알려진 황순원 선생은 소설가이기 전에 시인이었습니다. ‘연문戀文을 / 먹고서 / 온몸을 / 붉혔소’는 황순원 선생의 짧은 동시적인 시「우체통」의 전문입니다. 연문을 러브레터라는 뜻이니 우체통이 붉은 이유는 러브레터의 ‘붉은 사연’ 때문이라는 겁니다.

‘연서처럼 붉어지는 / 당신의 얼굴을 / 읽다가 // 얼마나 뜨거워졌는지 / 나는, // 어둠이 내려도 / 노을인 채로 남겨졌습니다.’

‘우체통’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도 상대방에게서 사랑을 느낄 때, 우리는 노을처럼 붉어지고  뜨거워집니다.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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