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
불면
  • 김용국(시인)
  • 승인 2020.08.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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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 미로, 아크릴+스테인리스+페인트+화강석, 621x415x35mm
공병, 미로, 아크릴+스테인리스+페인트+화강석, 621x415x35mm

 

젊어서는 
가슴이 시려 
잠 못 잤는데,

늙어서는
손발이 시려 
잠 못 자네.

한밤중에 요의尿意나 손발이 차가와져서 잠을 깰 때가 종종 있습니다. 잠을 깨면 쉬 잠이 오지 않고 남은 밤을 지세우기도 합니다. 새벽녘까지 뜬눈으로 지새우면 갑자기 몸이 낡고 늙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불면의 원인으로 무슨 걱정이나 근심이 있는가 생각해 보지만 잠을 못 잘 정도로 마음 걱정은 없습니다. 그냥저냥 편합니다.

문득 젊은 시절 문학이나, 철학이나, 종교나, 사랑이나, 이별이나, 좌절이나, 절망에 가슴이 아파서 불면의 불을 켰던 때를 생각해 봅니다.  

나이가 들면 불면의 원인도 ‘가슴/마음’에서 ‘손발/몸’로 옮겨 오는가 봅니다.

‘젊어서는 / 가슴이 시려 / 잠 못 잤는데, // 늙어서는 / 손발이 시려 / 잠 못 자네.’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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