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山門에서
산문山門에서
  • 김용국(시인)
  • 승인 2020.09.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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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경, 시작, 종이 위에 연필+수체화 물감, 38x38cm
서은경, 시작, 종이 위에 연필+수체화 물감, 38x38cm

 

끊는다는 것은
끊는다는 것은
무엇이든
끊는다는 것은

쇠가 쇠를 끊듯 
나무가 나무를 끊듯
사람이 사람을 끊듯

끊는다는 것은
끊는다는 것은
무엇이든
고통이 아닌 게 있으랴

생각이 생각을 끊듯
마음이 마음을 끊듯

끊는다는 것은
끊는다는 것은
무엇이든
불처럼 치열한 것이 아니랴

떠나고 싶을 때가 있지요. 

자신을 둘러싸서 앞으로 한 발자국도 가지 못 하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잡다한 생각이거나 번거로운 일이거나 답답한 환경일 수도 있고, 주변의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은 용기를 내서 그것들로부터 자신을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떠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들의 올가미에 걸려서 옴짝달싹 못 하게 됩니다.

스님들이 산문山門에 들 듯 한 번은 ‘생각이 생각을 끊듯 / 마음이 마음을 끊듯 // 끊는다는 것은 / 끊는다는 것은 / 무엇이든 / 불처럼 치열’하게 끊을 필요가 있습니다. 끊지 못하면 지금의 타성적인 생활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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