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노래
이별의 노래
  • 김용국(시인)
  • 승인 2020.09.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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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연, 봄의 낮잠, 네임펜과 색연필. A4.
김하연, 봄의 낮잠, 네임펜과 색연필. A4.

 

이별은 밖의 당신을 보내고
안의 당신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이별은 당신을 멀리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이 당신을 남기려는 일입니다.

외로움에 머리를 찧는 일이 이별이 아니라
이별은 함께의 즐거움으로 설레는 일입니다.

이별은 만남의 끝이 아니라
이별은 만남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칠흑의 그믐을 보낸 뒤에야
다시 차는 달처럼

긴긴 슬픔의 이별을 보낸 뒤에야
이별은 다시 만남이 되는 겁니다.

내 밖으로 떠났던 당신이 
비로소
내 안의 당신으로 되오는 겁니다.

이별의 노래는 만남의 노래입니다.

여행은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겁니다. 일상의 자기로부터 멀리 떨어뜨려 조감鳥瞰하므로써 자신의 일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찾는 일일 겁니다. 초라했다고 느꼈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가를 새삼 깨닫는 일이 여행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멀리 떠나는 것, 새로운 풍물과 문화와 풍경을 보는 것만이 여행은 아닙니다. 자신에게로 더 가까이 더 깊이 다가가는 것도 여행입니다. 자기 내면 탐구가 여행이지요.  

대부분 위대한 사람들은 밖으로의 여행보다 안으로의 여행을 통해서 설렘을 발견한 사람들입니다. 자기의 설렘으로 타인의 설렘을 일으킨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멋있는 여행은 밖으로 걷되 안을 보는 일일 수도 있고, 안을 걸어 밖을 보는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밖으로나 안으로 떨림을 만드는 거겠지요.

여행은 ‘내 밖으로 떠났던 당신이 / 비로소 / 내 안의 당신으로 되오는 겁니다. // 이별의 노래는 만남의 노래입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이미 가을입니다.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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