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시
요즘의 시
  • 김용국(시인)
  • 승인 2020.10.0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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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교감3.아크랄+페인트+스테인리스,(319x175x1396)
공병.교감3.아크릴+페인트+스테인리스,(319x175x1396)

 

지평선을 그린 다음
그 위에
떠오르는 태양을 그렸습니다.

그다음에
커다란 산과 나무, 새들도 그리고
유려하게 흐르는 강을 그렸습니다.
구름 속에 바람도 넣어봤습니다.
다정한 사람 몇도 그렸습니다.

달빛 그림자까지 그리고 나서 알았지요.

너무 여유를 부린 탓이었는지
성급을 떨었지만

내가 가야 할 길은 끝내
그리지 못했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우연’ 또는 ‘그냥’이라고 치부하지만, 우연 속에는 필연의 고리가 있고 그냥에는 어떤 의도가 있습니다. 모든 행동과 현상에는 의미와 욕망이 있다는 뜻입니다.

시도 ‘그냥’ 쓰거나 ‘우연’히 쓰이지는 않습니다. ‘내가 가야 할 길’을 탐색하지만 ‘길은 끝내 / 그리지 못했’다는 자책과 반성, 시지프스적인 고뇌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매일 생각하고 일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속에도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한 모색이 어떨 때는 푸른빛으로 어떨 때는 붉은빛으로 아롱지겠지요.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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