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야화(千一夜話)
천일야화(千一夜話)
  • 김용국(시인)
  • 승인 2020.10.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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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흐라자드의 노래
Scherazade_11(페인팅)ceramic,100x70cm
Scherazade_11(페인팅)ceramic,100x70cm

 

처음엔 하루를 살기 위해 꾸몄는데
두 번째는 꾸민 얘기를 위해 꾸밉니다.
오, 불쌍한 내 남편 술탄
부정한 아내를 죽이고, 부정을 막기 위해
또 아내를 죽였다지요.

나는 술탄의 죽은 아내들보다 더 독한 얘기를 
풀어 죽음을 피해 갑니다.
당신은 하룻밤의 재미를 위해서
나의 목숨을 살려두지만

내 얘기는 재미가 아니라
내 목숨이지요.

내 목숨을 대신하는 얘기를 들으며
쉼 없이 내 순결을 의심하는 술탄
당신은 진정 당신이 죽인 부인들보다
더 순결한지요?

‘샤리아르 왕은 왕비가 부정한 일을 저질렀음을 알게 되자 왕비와 배신자들을 처단한다. 그리고 모든 여성을 혐오하여 매일 새 신부를 맞이했다가 다음 날 죽이는 일을 반복한다. 한 대신의 맏딸인 샤흐라자드는 꾀를 내어 자신과 다른 처녀들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에게 자신을 왕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한다. 샤흐라자드는 결혼 첫날부터 매일 밤 왕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그녀는 이야기의 끝을 맺지 않고 다음 날 밤에 마치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야기는 몹시 흥미로웠고 왕은 이야기의 끝이 궁금해 하루하루 그녀의 처형을 연기하다가 결국 여성에 대한 잔인한 보복을 단념하기에 이른다.’ 출처《다음백과》

요즘은 ‘내로남불’의 세상입니다. 내가 하면 아름다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입니다. 잘못된 일을 해도 자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고 남은 부도덕했다고 비난합니다. 아시타비我是他非지요.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입니다.

‘내 목숨을 대신하는 얘기를 들으며 / 쉼 없이 내 순결을 의심하는 술탄 / 당신은 진정 당신이 죽인 부인들보다 / 더 순결한지요?’

어느 날 간음한 여자를 예수에게 데려왔습니다. 당시 율법에는 돌로 치게 되어있었지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예수는 조용히 말합니다. “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양심에 가책을 느껴 어른으로 시작하여 젊은이까지 하나씩 하나씩 나가고 오직 예수와 그 가운데 섰는 여자만 남았더라.”《요한복음 8장 3~9절》

지금 이런 상황에서 예수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면 양심의 가책을 느껴 슬그머니 도망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있기나 할까요.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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