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이은주 의원실 제공
자료=이은주 의원실 제공

 

[뉴스로드] 아파트 경비원들이 겪는 갑질 피해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10일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었던 고 최희석씨가 입주민의 폭언·폭행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에도 갑질 행위가 근절되지 않아 실효성 있는 대책이 요구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5월25~10월6일 공동주택 갑질 특별신고기간 운영 현황’ 및 ‘송치사건 개요’에 따르면 폭언 폭행 외에도 갑질 행위가 다양했다. 

이 기간 85건의 신고를 접수 받은 서울지방경찰청은 이 중 62건(64명)을 입건했고, 23건은 상담종결 처리했다. 37건은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고 최희석씨 사건이 발생한 뒤인 5월25일부터 공동주택 갑질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검찰에 송치된 37건의 사건 유형 중 폭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구체적으로 5월 29일에는 강서구 한 아파트 입주민이 관리소장을 밀쳐 전치 3주 경추 염좌 상해를 입혔고, 같은 달 31일 동대문구 한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했다.

6월 4일 구로구에선 아파트 입주민이 “일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경비원을 협박했고, 같은날 수서에서는 아파트 입주민이 관리직원에게 커피를 뿌렸다.

6월 10일 은평구에서는 술에 취한 아파트 입주민이 관리사무소에 찾아와 직원에게 폭언을 퍼부으며 업무방해를 하다가 경찰에 신고됐다.

6월 12일 서초구에서는 아파트 입주민이 주먹으로 경비원의 가슴을 수 차례 폭행했고, 같은날 송파구에서는 상가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여기서 근무할 수 없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같은 달 13일 구로구에서는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의자를 던지고 목덜미를 잡는 등 폭력을 행사했고, 14일 동대문구에선 아파트 입주민이 주먹으로 경비원 가슴을 때리는 일이 발생했다.

7월 2일 성북구에서는 아파트 입주민이 헬스장에서 달력을 치웠다는 이유로 직원에게 “어이, 종이 주인 행세하지 말라”며 폭언과 모욕을 했다가 신고됐고, 같은 달 23일 중구에선 아파트 입주민이 주차 문제로 경비원과 언쟁을 한 뒤 경비실 출입문을 발로 차 유리창을 깨트리기도 했다. 24일 관악구에서는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경비실에서 졸고 있다”며 욕을 하고 바지 벨트를 잡고 끌고 나가는 등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

7월 28일 강서구에선 아파트 입주민이 손괴된 출입문 유리를 교체하지 않았다며 관리소장에게 행패를 부리며 30분간 업무를 방해했고, 8월1일에는 송파구 아파트 입주민이 자신의 차량에 스티커를 부착했다는 이유로 경비원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했다.

8월 25일 은평구 한 아파트에선 천정 누수문제로 민원을 제기하던 입주민이 뜨거운 물을 경비원 목에 뿌리며 폭행했다.

입주민에 의한 갑질 뿐만이 아니다. 6월 5일 노원구 한 아파트 관리소장이 경비원을 의자를 들고 때릴 듯이 위협해 특수협박 혐의로 송치됐다. 같은 달 12일 구로구에선 아파트 방문객이 경비원에게 “언론에 나온 경비원 사건 알지”라며 협박하다 경찰에 신고됐다.

올해 2~3월 아파트 관리소장이나 입주민으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한 경비원이 4개월여가 지나 경찰에 신고한 건도 있었다. 갑질을 당하고도 불이익을 우려해 참고 있다가 고 최희석씨 사건 이후 공동주택 갑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환기되면서 늦은 신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은주 의원은 “공동주택에서 일하는 경비원, 미화원, 관리사무소 노동자들에 대한 폭언, 폭행, 모욕 등 심각한 갑질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공동주택 노동자들의 정당한 보수, 안정적 고용, 부당한 업무 제한 등 열악한 노동환경이 개선되고 노동자로서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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