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한국 VS 주요국 대처 역량 비교
'코로나 블루' 한국 VS 주요국 대처 역량 비교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10.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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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자료=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 정신건강 인프라가 부족하고 지역별 편중이 심각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의 합성어인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관계의 단절과 일상의 변화로 인해 고립감과 무력감 등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UN(국제연합)이 지난 5월 발표한 ‘코로나19와 정신건강 대책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우려, 사회적 고립, 죽음에 대한 공포, 가족·지인의 상실,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모범적인 방역대책으로 피해를 최소화한 데다,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코로나 블루가 심하지 않다는 낙관론도 나오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월 11~24일 전국 만 20세~65세 10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0.7%가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 중 32.1%는 ‘외출 및 모임 자제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을 우울감의 원인으로 지목했으며, 그 뒤는 ‘감염 확산에 따른 건강 염려’(30.7%), ‘취업 및 일자리 유지의 어려움’(14.0%), ‘신체활동 부족으로 인한 체중증가’(13.3%) 등의 순이었다.

 

자료=국제연합(UN)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지구적으로 정신건강이 악화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자료=국제연합(UN)

◇ 정신건강 예산, 늘어나고 있지만 선진국 비해 비중 적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증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정신건강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UN 또한 ▲정신건강증진, 보호 및 돌봄을 위한 사회전반에 걸친 접근 ▲응급정신건강 및 심리사회적지원의 폭 넓은 이용 보장 ▲정신건강서비스 구축을 통한 코로나19로 부터의 회복 지원 등을 권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정신건강 인프라는 코로나 블루에 대처하기 위한 역량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을까? 단순 예산으로만 살펴보면 아직 해외 주요국에 비해 갈 길이 멀다.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이하 지원단)이 발간하는 ‘정신건강동향’에 따르면 올해 정신건강 복지예산은 예산과 기금을 포함해 총 319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51억원(12.4%) 증액됐다. 

하지만 이는 전체 보건복지부 예산이 늘어나면서 정신건강 관련 예산도 함께 늘어난 것 뿐이다. 실제 올해 보건예산 중 정신건강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4%로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5개 국립정신병원 운영비로 쓰이는 특별회계 1117억원을 제외하면 불과 1.6%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대처도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WHO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정신건강 관련 지출액은 45달러로 영국(228달러), 미국(273달러), 스위스(206달러)의 5분의 1 수준이다. 1인당 정신건강 예산 또한 한국은 65달러에 불과해 고소득 국가 29개국 평균(80달러)에 못 미친다. 프랑스·독일(395달러)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정신건강 예산은 겨우 16.5% 수준이다.

지역별로 정신건강 인프라가 불균형하게 분포된 것도 문제다. 정신건강동향에 따르면, 시도별 1인당 정신건강 예산은 최대 3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8년 기준 1인당 정신건강 예산은 충남이 1만5343원으로 가장 많이 집행한 반면, 경남은 5693원으로 가장 적게 집행했다. 특히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된 서울·경기는 각각 6170원, 5809원의 예산을 집행해 다른 지자체보다 정신건강에 적은 자원을 배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단 관계자는 “지역사회 정신건강예산의 증가는 긍정적인 현상이나, 정신건강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한 상황으로 지속적이며 획기적인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며 “지역 간 편차를 최소화하고 전국적인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중앙 및 지방정부의 정신건강정책 우선순위가 높아질 수 있도록 다각적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정신건강 예산 지출이 최대 3배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료=중앙정신건강복지지원단
지역별 정신건강 예산 지출이 최대 3배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료=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 2주 이상 우울감 지속되면 '코로나 블루' 의심해야

한편 인프라 구축과 별개로 코로나 블루에 직면한 개인의 우울감 해소 노력도 필요하다. 자칫 우울감을 사소한 문제로 치부했다가 장기적으로 정신건강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유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코로나로 인해 기분 저하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주의를 기울여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며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동영상 시청에 대한 흥미가 저하되거나 주위에서 변화를 지적할 경우 코로나 블루를 의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빈 전문의는 “평소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 불안과 환경 변화는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더 쏟아지는 것과 같다”며 “불안한 상태가 계속되면 정신적인 평온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조심하고 주위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 또한 지난 3월 발표한 ‘정신건강 대책 권고안’에서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는 불확실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수면을 통해 정신적인 안정을 유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과총은 이어 ▲평소에 즐기지 못했던 취미생활을 하거나 ▲비대면으로 가족·친구와의 소통을 지속하고 ▲일기 쓰기, 자신에게 편지 쓰기 등 긍정적인 활동을 시작해 우울감이 심화되는 것을 방지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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