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17년 확정판결, 두쪽으로 쪼개진 언론 보도
이명박 17년 확정판결, 두쪽으로 쪼개진 언론 보도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10.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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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스피치로그
자료=스피치로그

오랜 논란거리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DAS) 실소유 의혹이 결국 17년의 실형으로 마무리됐다. 이이번 판결을 둘러싸고 언론과 국민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천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한 이 전 대통령이 항소심 재판부의 보석 취소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한 사건도 기각돼, 이 전 대통령은 11월 2일 재수감될 예정이다. 

◇ 500건 넘게 쏟아진 MB 실형 보도, 커뮤니티서도 논의 활발

29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내려지면서 관련 기사와 SNS, 커뮤니티 게시글도 함께 폭증했다. 빅카인즈를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검색한 결과 29~30일 이틀간 이 전 대통령 관련 기사는 54개 매체에서 총 511건이 보도됐다. 특히 판결이 내려진 29일 345건의 기사가 쏟아져 언론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SNS,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 전 대통령의 확정판결은 29일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스피치로그에 따르면 29일 기준 이 전 대통령은 키워드 지수 5.4점으로 코로나, 윤석열 검찰총장 등을 제치고 키워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 전 대통령은 뉴스 키워드 순위에서는 코로나에 밀려 2위를 차지했으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순위는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커뮤니티 키워드지수가 27.6점을 기록해 2위인 윤석열 검찰총장(11.4점)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전 대통령의 판결을 두고 상당히 많은 의견이 오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빅카인즈를 통해 이번 판결과 관련된 연관 키워드 및 인물 등을 분석한 결과, 기관과 직책, 장소 등을 제외하면 의혹의 핵심인 ‘다스’를 비롯해 ‘뇌물수수’, ‘자금횡령’ 등 구체적인 혐의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판결에 대한 언론 보도에서 이 전 대통령과 함께 언급됐던 인물로는 재판을 맡은 박상옥 대법관과 이 전 대통령을 변호한 강훈 변호사, 문재인·박근혜 등 전현직 대통령이 꼽혔다. 또한 이번 판결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증명했다"고 평한 정세균 국무총리와 해당 발언도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대법원 판결 관련 기사의 핵심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이명박 전 대통령 대법원 판결 관련 기사의 핵심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 MB 입장에 대한 언론 사설 극과 극

이번 판결에 관한 이 전 대통령의 소감도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29일 판결 후 입장문을 내고 “내가 재판에 임했던 것은 사법부가 자유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대법원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법치가 무너졌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발언은 여러 매체의 기사 제목으로 활용되며 주목을 받았다. 실제 스피치로그로 분석한 결과 이 전 대통령과 연관성이 높은 핵심 키워드 중에는 ‘법치’와 ‘미래’ 등의 단어가 포함됐다. 

그렇다면 “법치가 무너졌다”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을 언론들은 어떻게 비췄을까? 29~30일 이틀간 주요 일간지 사설을 살펴보면 대부분 해당 발언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경향신문은 29일 사설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사기꾼이 법치와 정의를 운운하다니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한때나마 그를 대통령으로 뒀던 시민들이 다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겨레 또한 “나라를 걱정하는 위선은 집어치우고 지금이라도 당장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게 한때나마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인사로서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보수성향 일간지의 경우 이번 판결을 현 정권의 정치보복으로 평가하며 비판하는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29일 사설에서 “이 전 대통령 감옥행을 정해 놓고 혐의가 나올 때까지 털었다”고 이번 판결을 평하며 “문재인 정권 출범과 더불어 시작된 전 정권 사람들 사냥이 3년 반을 넘어섰다. 전 정권 수사와 같은 잣대를 이 정권에 대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하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또한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취임 이전의 다스 사건까지 탈탈 털어 16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고, 이 중 10개에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재임 중 비리는 다스 관련을 제외하면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 관행처럼 자행된 것이 대부분”이라며 “이 전 대통령 측에서 ‘보수 세력을 완전히 붕괴시키려 한 정치보복 수사였다’라는 항변이 나오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잘못된 과거의 관행과 적폐는 바로잡는 것이 마땅하지만, 모든 사안마다 청산과 단죄의 프레임을 씌워 몰고 가서는 안 된다”며 “청산과 단죄가 진행되는 동안 빚어진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현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최소한 그 디딤돌이라도 놓는 것이 국민의 갈망에 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일간지들은 성향에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 대법원 판결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자료=빅카인즈
주요 일간지들은 성향에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 대법원 판결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자료=빅카인즈

◇ MB 특별사면 전망도 보수 진보 언론마다 달라

한편, 일부 매체에서는 이 전 대통령 확정판결과 동시에 특별사면 가능성에 대한 기사를 내보냈다. 중앙일보의 경우 29일 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판결로 형이 확정돼 ‘대통령 특별사면’의 조건을 갖추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30일에는 과거 MB 사면을 주장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발언 등을 인용하면서도 ▲여야 반응이 잠잠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이 전 대통령의 범죄 내용이 문 대통령의 사면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문화일보 또한 29일 “다스의 美소송비 94억 뇌물 인정… MB 성탄절 특별사면 논의 불붙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 확정 판결이 나온 만큼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성탄절을 앞두고 사면 관련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진보성향 언론은 사면 논의가 너무 이르다며 비판하는 논조를 보였다. 한겨레는 29일 사설에서 “형이 확정돼 특별사면 요건을 갖췄다는 이유로 일각에선 벌써부터 사면론도 거론된다”며 “석고대죄를 하더라도 신중히 결정해야 할 특별사면을 일말의 반성도 없는 이 전 대통령에게 베푼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 또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벌써 사면 주장이 나오고 있다. 80세를 바라보는 고령의 처지에 장기간의 수감 생활은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참회와 반성이 없는 한 선처와 용서는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이어 “이 전 대통령이 진정 용서를 원한다면 진정성 있는 대국민 사과와 참회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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