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일대 까치온(공공와이파이) 평균 속도. (단위: Mbps) / 자료, 사진=뉴스로드 김윤진 기자

[뉴스로드]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까치온’ 속도가 서울시 주장보다 한참 느린 것으로 <뉴스로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가 무엇인지,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봤다.

까치온은 서울시가 지난 1일부터 구로구·성동구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공공와이파이 이름이다. 이달 중순 은평구·강서구·도봉구에도 도입되며, 점차 전체 자치구로 확대될 예정이다.

까치온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해당 자치구 공원·산책로·전통시장·주요도로 등 생활권 전역에서 와이파이를 켜고 네트워크명 ‘SEOUL’을 택하면 접속할 수 있다. 보안접속은 ‘SEOUL_Secure’를 고르고 아이디·비밀번호로 seoul을 입력하면 된다.

서울시가 강조하는 까치온의 특징은 기존 공공와이파이보다 ‘4배’ 빠른 속도다. 기존에는 1.2Gbps가 한계였지만, 현재는 4.8Gbps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bps(bits per second)란 초당 bit 수를 의미하며, 1Byte를 8bit로 환산한다. 즉, 1Mbps 속도로는 초당 0.125MB를 내려받을 수 있고, 1Gbps는 초당 125MB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속도다.

<뉴스로드>는 까치온이 같은 속도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2일 구로구를 방문했다. 구로구는 이번에 240대의 공공와이파이를 신규 설치하며 총 764대를 운영하는 지역이다.

조사는 이날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와이파이 스팟 16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대상은 시민들의 와이파이 소비 패턴을 고려해 출퇴근(지하철역-산업단지) 및 전통시장 여행을 가정하고 선정했다.

결론을 요약하면, 까치온의 실제 속도는 4.8Gbps와 한참 동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속도는 최대 평균 223.07Mbps에 그쳤고, 최소는 신호가 약해 측정 불가한 수준까지도 떨어졌다. 구역별 격차도 심했다. 구로디지털산업단지 인근은 사용하기 불편했으며, 구로구청 주변은 쾌적하진 않지만 웹서핑 정도는 무리 없는 환경이었다.

 

◇구로디지털산업단지, 와이파이 속도 ‘0점’

뉴스로드가 방문한 구로디지털산업단지 일대. 빨간색 표시는 측정 장소.

<뉴스로드>는 먼저 구로디지털단지역 2번 출구에서, IT기업들이 몰려 있는 산업단지 중심부로 이동했다. 이 구간에서는 5곳에서 속도를 측정했다. 최대 속도는 20.08Mbps, 최저 속도는 0.03Mbps였으며, 측정 불가한 곳이 4곳 있었다.

구로디지털단지역 2번 출구. / 사진=뉴스로드 김윤진 기자

구로디지털단지역 2번 출구는 신호가 약해 측정할 수 없었다. 이곳을 지나는 시민을 따라 들어선 먹자골목에서도 역시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구로 포포인츠 호텔 앞.  / 사진=뉴스로드 김윤진 기자

이후 포포인츠 호텔 앞에서 처음으로 까치온에 접속했다. 테스트 결과, 속도는 20.08Mbps였다. 20Mbps는 HD(720p) 화질 동영상을 무리 없이 시청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리봉동 주민센터 앞. / 사진=뉴스로드 김윤진 기자

이곳에서 이마트 구로점으로 향했을 때는 다시 접속이 어려웠으며, 산업단지에 도착했을 때는 속도가 0.03Mbps였다. 잠시 들른 가리봉동 주민센터 앞은 측정 불가였다.

 

◇구로구청 공무원 출퇴근길은 ‘빵빵’

뉴스로드가 방문한 구로구청 인근. 빨간색 표시는 측정 장소.

구로구청과 인근 역들은 산업단지 대비 와이파이 접속 환경이 양호한 편이었다. 이 일대에서도 5곳에서 속도를 측정했다.

구로구청 앞. / 사진=뉴스로드 김윤진 기자

이 과정에서 구로구청 앞은 이날 최대 속도인 223.07Mbps가 나왔다. 여기서 대림역과 남구로역으로 향할 때는 최소 속도가 5.06Mbps로 기록됐지만, 한 번도 끊임이 없었다.

구로구청과 인근 역 사이에 위치한 ‘구로리어린이공원’과 ‘구로근린공원’에서의 까치온 속도는 각각 5.06Mbps, 8.39Mbps로 나타났다. 이는 카카오톡 확인이나 텍스트 위주 웹서핑도 불안정한 수치다.

 

◇전통시장 ‘양호-산책로 ‘최악’

구로구청 앞. / 사진=뉴스로드 김윤진 기자

전통시장들은 대체로 까치온 속도가 빨랐다. 가리봉시장은 78.90Mbps였으며, 구로시장과 남구로시장은 각각 39.02Mbps, 42.97Mbps였다.

거리공원 / 사진=뉴스로드 김윤진 기자

반면 산책로는 까치온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었다. 거리공원은 0.91Mbps였다. 이마저도 공원 초입에서는 신호가 잡히지 않아 이용할 수 없었다. 도림천은 측정할 수 없었다.

이날 취재한 결과를 종합해보면, 까치온은 구로구청 주변과 전통시장에서는 4.8Gbps까지는 아니지만, 도보 중에는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속도였다. 다만 구로디지털산업단지에 직장이 있는 시민은 전혀 활용 못할 수준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3일 <뉴스로드>와의 통화에서 “4.8Gbps는 이론상 최대 속도”라며 “시민 1명이 이용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수치로, 대다수가 이용할 경우 대폭 줄게 된다. 서울시가 파악한 결과, 와이파이 장비에서 50m 떨어진 거리에서 50명이 사용할 경우 21Mbps 속도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직 구형 와이파이 장비도 병행 운영하고 있어,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일반 신호(SEOUL)보다는 보안접속(SEOUL_Secure) 신호를 잡는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뉴스로드>가 만난 시민들은 ‘빠른 속도’보다는 ‘안정적인 접속’을 희망했다.

시민 A씨는 “공공와이파이를 자주 사용하지만, 접속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어 필요시에만 켰다 껐다하게 된다”고 말했다.

B씨는 “1일부터 확대 설치된 줄 몰랐다”며 “버스나 지하철에서 나오는 공공와이파이 속도만큼만 개선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구청·전통시장 주변 외에도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산업단지·산책로 인근 환경도 정비해 시민 편의를 살피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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