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쿠테모바일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사진=라쿠텐모바일

[뉴스로드] 일본 정부의 이동통신사 서비스 경쟁 촉진책이 본격화되고 있다. 출발은 통신사 간 번호이동 시 수수료 무료화다. 일본은 한국과 이동통신 서비스 소비 성향이 비슷한 만큼 국내 통신업계도 주시하고 있다.

일본 통신사 라쿠텐모바일은 지난 4일부터 타사에서 자사로 번호이동 시 수수료를 무료화했다. 기존에는 3300엔(한화 약 3만6000원)이 들어,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라쿠텐모바일은 “스마트폰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행보는 일본 정부의 이동통신사 서비스 경쟁 및 요금 인하 촉친책에 따른 것이다.

앞서 소프트뱅크도 내년 봄부터 수수료를 없애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수수료 무료화 흐름은 조만간 다른 통신사들로도 확대될 조짐이다.

일본 통신업계에서는 알뜰폰업체 중심으로 ‘가성비 5G 요금제’ 출시 움직임도 보인다. KDDI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알뜰폰 자회사 UQ모바일과 와이모바일에서 ‘데이터 제공량 20GB’에 4000엔(4만4000원) 내외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U+알뜰모바일이 4만9900원 요금제에서 데이터 제공량이 9GB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SIM 카드와 휴대전화 / 사진=픽사베이

일본 통신업계는 이른 시일 내에 eSIM 단말 보급 관련 입장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일본 총무성은 “eSIM 도입을 통해 통신사 간 경쟁을 촉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 필수품인 SIM은 가입자가 자신이 사용할 휴대전화를 통신사에게 알리는 데 활용된다. 통신사는 가입자가 휴대전화에 SIM 카드를 꽂으면,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eSIM은 휴대전화에 SIM을 내장하는 방식이다. eSIM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eSIM이 탑재된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별도의 SIM 카드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 eSIM 휴대전화가 전면 보급된다면, 통신사 변경이 한결 자유로워져 통신사간 경쟁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 ▲듀얼 SIM을 지원하지 않는 휴대전화로도 2개 회선을 동시에 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휴대전화 제조사가 SIM 카드 슬롯을 완전 없앤다면, 더 가볍고 배터리·방수 기능 등이 개선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종합해보면 일본 정부의 통신사 경쟁 촉진책은 크게 ‘번호이동 수수료 무료’ ‘가성비 5G 요금제’ ‘eSIM 도입’ 세 가지로 나뉜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통신비를 기존보다 40% 인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다.

일본의 상황을 한국과 비교하면 어떨까. 국내에서는 번호이동 시 수수료 명목으로 받았던 ‘가입비’가 2015년 폐지됐다. 5G 요금제는 일본만큼 효율적이진 않지만, 4만 원대 요금제는 존재한다.

eSIM의 경우에는 대중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eSIM 보급은 일본처럼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통신사 재량에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신사가 eSIM 도입을 추진할 이유는 없다. 국내 통신사들은 원가 1000원인 SIM 카드를 8배 수준인 7700원에 판매하며 연간 약 2000억 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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