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건주에서 조 바이든 후보에게 13만표가 추가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단 한 표도 추가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사진=트위터
미시건주에서 조 바이든 후보에게 13만표가 추가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단 한 표도 추가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사진=트위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을 꺾고 다음 4년간 미국을 이끌어갈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2016년과 마찬가지로 선거가 가짜뉴스로 얼룩지면서, 미국을 반으로 가른 정치적 양극화의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두 후보가 러스트벨트 지역의 경합주에서 박빙의 대결을 펼치며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자,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각종 가짜뉴스가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정 후보 측에서 우편투표 및 개표 과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트위터 등을 통해 여과없이 전파되면서 일각에서는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뉴스로드는 지난 미국 대선 기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가짜뉴스들을 되짚어봤다.

◇ 데이터 입력 오류를 부정 개표로 뒤바꾼 가짜뉴스

이번 선거에서 확산된 가짜뉴스의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이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는 미시건주에서 개표 부정이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트윗이 올라왔다. 개표 과정에서 바이든 후보가 13만표를 얻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표는 단 하나도 추가되지 않았다는 것.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조차 해당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부정 개표 의혹은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하지만 이는 부정 개표가 아니라 개표 집계 과정의 기술적 문제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주 당국은 표 하나를 확인할 때마다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표를 개표한 뒤 집계 결과를 한꺼번에 입력하는데, 이 과정에서 데이터 입력 오류가 발생했을 뿐이라는 것. 결국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관련 트윗을 삭제했지만, 일부 소셜미디어에서는 여전히 사실인 것처럼 공유되고 있다. 

디트로이트시에서 2500명의 사망자가 유권자 명부에 등록돼 공익법인이 소송을 제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이미 지난 6월 명부 수정이 마무리돼 소송이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페이스북
디트로이트시에서 2500명의 사망자가 유권자 명부에 등록돼 공익법인이 소송을 제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이미 지난 6월 명부 수정이 마무리돼 소송이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페이스북

◇ 사망자가 투표? 시간순서 뒤바꿔 가짜뉴스 조작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히 불리했던 우편투표에 대한 음모론도 제기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이번 죽은 사람이 유권자로 등록돼 투표까지 했다는 가짜뉴스다. 

실제 선거 도중 페이스북에서는 디트로이트에서 2503명의 사망자가 유권자로 등록됐으며, 이 중 한 명은 무려 1823년생이라는 내용을 담은 주장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 글은 공익법재단(PILF)이 디트로이트시 당국에 대해 관련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관련 의혹을 담은 폭스뉴스의 방송화면까지 캡처해 첨부했다.

하지만 이 또한 사건의 시간 순서를 교묘히 뒤바꿔 만든 가짜뉴스였다. 미국의 팩트체크 전문 매체 ‘폴리티팩트’에 따르면, PILF가 부정확한 유권자 명부를 문제삼아 디트로이트시 당국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폭스뉴스가 관련 소식을 보도한 것 또한 같은 시기다. 게다가 PILF는 디트로이트시 당국이 유권자 명부를 제대로 수정하자 올해 6월 소송을 철회했다. 

같은 의혹이 미시건주 당국에 대해서도 제기됐다. 1902년에 태어나 1984년 사망한 윌리엄 브래들리라는 사람이 부재자 투표에 참여했다는 것. 하지만 미시건주 당국은 곧바로 해당 의혹이 “허위 사실”이라며 “사망자의 표는 집계되지 않는다. 설령 부재자 투표에 참여한 뒤 선거 전날 사망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 투표 의혹을 제기한 트윗이 트위터에 의해 '숨김' 처리됐다. 사진=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 투표 의혹을 제기한 트윗이 트위터에 의해 '숨김' 처리됐다. 사진=트위터

◇ 트럼프도 가짜뉴스 확산에 동참

가짜뉴스는 극성 지지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 자신까지 가짜뉴스를 만들어내고 확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지난 5일 누군가가 투표용지를 불태우는 출처 불명의 영상을 트위터를 통해 공유했다. 처음 영상을 통해 의혹을 제기한 사람은 버지니아주 버지니아비치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표 수십 장이 불태워졌다고 주장했다. 에릭 트럼프 또한 “80장의 트럼프 표가 불타고 있다”며 해당 영상을 공유했다. 

하지만 버지니아비치시는 “영상에 등장하는 투표용지는 모두 샘플”이라며 곧바로 해당 의혹을 반박했다. 버지니아비치시는 성명을 통해 “영상에 등장하는 투표용지에는 모든 공식 투표용지에 표기된 바코드가 없다”며 “경찰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올린 글이 ‘숨김’ 처리가 되는 굴욕을 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우리가 크게 이기고 있지만, 그들이 선거를 훔치려 하고 있다. 결코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하지만 트위터는 “이 트윗에 공유된 일부 또는 전체 컨텐츠에 대해 이의가 제기됐으며, 선거 또는 다른 공적 절차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해당 트윗을 숨김 처리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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