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18일 연매출 100만 달러 이하 개발사에 대해 수수료 15%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 사진=애플 뉴스룸
애플은 18일 연매출 100만 달러 이하 개발사에 대해 수수료 15%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 사진=애플 뉴스룸

[뉴스로드] 앱스토어가 연매출 100만 달러(한화 11억 원) 이하 입점사로부터 걷는 수수료를 인하한다. 이에 소규모 개발사는 사업성 개선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또한 현재 국회에서 발의된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에도 명분이 더해졌다. <뉴스로드>는 이번 앱스토어 정책이 국내 모바일앱 생태계에 비칠 영향을 살펴봤다. 

애플은 새로운 앱스토어 중소 개발사 지원 프로그램을 18일 발표했다. 골자는 중소 규모와 독립 개발자들의 유료앱 및 인앱결제 매출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15%로 인하해 모바일앱 생태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수수료 인하 대상은 전년도 매출이 11억 원 이하인 입점사다. 프로그램을 적용 받는 해에 11억 원을 넘기면 수수료 30%가 적용되며, 다시 줄어들 경우에는 이듬해 재신청할 수 있다.

이번 앱스토어 정책으로 소규모 입점사는 자사 발전에 투자할 기회를 확보하게 된다. 애플 팀 쿡 CEO는 “개발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해보며 직원을 확대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앱을 계속해서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앱스토어에는 180만 개의 앱이 등록돼 있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이 가운데 98%의 입점사가 프로그램 혜택을 받는다. 연매출 11억 원 미만인 개발사들이 앱스토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에 그쳐 애플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소규모 개발사, 향후 유료앱·인앱결제 BM 늘듯

앱스토어·구글플레이 등 앱마켓에 입점한 업체가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는 크게 3가지다. ▲앱 자체에 가격을 매겨 유료로 판매하는 ‘유료앱’ ▲앱 사용은 무료지만, 앱 내에 과금 요소가 있는 ‘부분유료앱’ ▲앱 사용이 무료지만 ‘광고’가 삽입된 앱이다.

이번 앱스토어 지원 프로그램으로 인해 향후 유료앱·인앱결제 비즈니스 모델을 채용하는 개발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 인하 효과는 ‘유료앱’과 ‘부분유료앱’ 개발사만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 수익이 주된 매출원인 개발사는 관련이 적은 정책이다.

◇앱스토어 새 정책, ‘구글 갑질 방지법’ 입법에 영향 미칠 듯

앱스토어 수수료 인하로 국내에서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 혹은 소규모 개발사 대상 사회공헌까지 끌어낼 가능성이 생겼다.

국회에서는 최근 앱마켓의 독과점 폐해를 막는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입법 취지는 앱마켓이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이다.

구글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전체 입점사가 앱 내 결제 방식만 이용하도록 강제할 계획이다. 당초 게임에만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기타 앱까지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내게 되는 셈이다.

구글은 정책 변경으로 인해 입점사들로부터 비난 받고 있다. 이에 내년 1억 달러(1100억 원)를 입점사 지원에 투자하겠다며 인앱결제 강제 정책의 정당성을 세워왔다.

그러나 지원금 혜택을 어느 규모의 개발사들이 받을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또 매년 시행될지도 미지수다. 업계는 구글이 매출 상위권 업체들의 앱마켓 내 광고마케팅을 전폭 지원하고 있어, 내년 지원금도 대기업들에게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한다.

애플의 지원 프로그램 발표는 ‘구글 갑질 방지법’ 입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서는 해당 의안 처리가 야당 반발로 지지부진한 상황이지만, 애플은 구글과 달리 혜택 대상이 명확한 ‘앱마켓-개발사 상생안’을 내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로 인한 비난을 피하려면 애플 정책에 상응하는 상생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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