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역사' 영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60년 역사' 영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12.16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국 방송통신 규제기구 오프컴(Ofcom)이 2009년 발표한 '디지털 브리튼' 보고서 중 일부. 미디어 리터러시의 세 가지 차원과 그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보여준다. 자료=영국 오프컴
영국 방송통신 규제기구 오프컴(Ofcom)이 2009년 발표한 '디지털 브리튼' 보고서 중 일부. 미디어 리터러시의 세 가지 차원과 그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보여준다. 자료=영국 오프컴

영국은 1960년대부터 문학비평과 창작의 일환으로 미디어 교육을 시행하기 시작했을 정도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전통이 오랜 나라다. 21세기 들어서는 디지털 전환의 추세를 반영해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문해력 증진을 주요한 국가 목표로 설정하고 정부 및 교육기관을 비롯해 공영방송까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오프컴, “명확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전략 제시는 국가의 역할”

영국의 방송통신 규제기구인 오프컴(Office of Communications, Ofcom) 2003년 커뮤니케이션법 제정과 함께 미디어 리터러시를 진흥시키고 관련 연구를 수행할 의무를 부여받아, 영국 미디어 교육의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영국의 오랜 미디어 교육의 전통에 ‘디지털’이라는 요소가 추가된 것은 지난 2009년 영국의 방송통신 규제기구인 오프컴(Ofcom: Office of Communications)이 ‘디지털 브리튼’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부터다. 오프컴은 2003년 커뮤니케이션법 제정과 함께 미디어 리터러시를 진흥시키고 관련 연구를 수행할 의무를 부여받아, 영국 미디어 교육의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기구다. 

오프컴이 발표한 ‘디지털 브리튼’ 보고서는 장기적인 디지털 국가경쟁력 강화 계획을 담고 있는데, 여기에는 디지털 사회에 국민들의 참여도를 제고하기 위한 필수 과제로 미디어 리터러시의 증진이 명시돼있다.

오프컴은 보고서에서 “오프컴을 중심으로 미디어 리터러시를 전략적으로 검토하고 이해 당사자와 대중, 민간 부문이 모두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축해 재정적 기여와 디지털 참여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며 “지역사회 기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추진될 ‘디지털 참여를 위한 국가 계획’에 추가적인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프컴은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파편화된 의견들을 통합해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용하고 이해하고 창조하는 능력”으로 규정하고, 문해력 뿐만 아니라 디지털 생활능력과 디지털 포용까지 포함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컨텐츠의 창작과 이해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활용과 참여기회의 확대까지 고려한 명확한 전략을 국가가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스마트'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자료 중 일부.자료=미디어 스마트 홈페이지
'미디어 스마트'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자료 중 일부.자료=미디어 스마트 홈페이지

◇ 미디어 교육은 초등학교부터, '미디어 스마트' 프로그램

오프컴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다양한 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것이 6~11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비영리 교육 프로그램인 ‘미디어 스마트(Media Smart)’다. 미디어 스마트는 관련 업계 및 학계의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가 협력해 만들어낸 세계적 수준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으로, 어린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다양한 광고사례를 활용한 교육자료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미디어 스마트의 개별 교육 프로그램들은 모두 광고의 제작 의도와 내용에 담긴 의미, 광고에 투영된 현실과 실제 현실의 차이, 광고의 타깃 등 광고 컨텐츠를 있는 그대로가 아닌 비판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구체적인 교육자료와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디어 스마트의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인 비 애드와이즈(Be Adwise)는 어린이 대상 광고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세 가지 교과과정으로 구성돼있으며, 매 과정마다 광고 영상뿐만 아니라 교사 지침서와 학습 활동지 등 구체적인 교육 자료가 제공된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인터뷰하고 있는 'BBC 영리포터'의 청소년 기자. 사진=BBC 홈페이지 갈무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인터뷰하고 있는 'BBC 영리포터'의 청소년 기자. 사진=BBC 홈페이지 갈무리

◇ BBC,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서 공영방송의 역할은?

오프컴의 주도 하에 이뤄지는 영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정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공영방송인 BBC가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BBC는 방송의 5대 목표 중 하나로 “전 연령대의 교육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모든 이들이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영국의 아동과 청소년들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특수한 교육 컨텐츠를 제공하며 ▲사람들이 교육과 스포츠, 문화를 통해 새로운 관심사들을 탐색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도록 권장할 것을 자사의 공식적인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BBC는 미디터 리터러시 교육을 자사의 교육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초중등 학생을 위한 ‘BBC 티치(Teach)’ 채널을 통해 제공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컨텐츠다. 올해도 ‘정확성과 편향성’, ‘사실과 의견’, ‘페이스북에 대한 광고주의 압력과 가짜뉴스 대응’, ‘비판적 사고를 하는 방법’ 등 다양한 주제의 영상이 올라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자료로 활용됐다.

또한 청소년들이 직접 미디어 창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BBC 영 리포터(Young Reporter)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여러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기자단’처럼 단순한 체험 기회가 아니라, 11~18세의 청소년들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 뉴스를 제작하고 이를 송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송을 구상한 것. 

2007년부터 시작된 BBC 영 리포터는 이미 1000여개 이상의 학교에서 3만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대형 채널로 성장했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청소년 기자들은 기술적으로나 형식적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토니 블레어 총리, 마빈 킹 영국은행 총재, 마이클 고브 교육부 장관 등을 직접 인터뷰하는 등 ‘어른’ 기자들에 뒤떨어지지 않는 활약을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