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징계는 정당했나? 언론 사설 '극과 극'
윤석열 징계는 정당했나? 언론 사설 '극과 극'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12.1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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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기준 국내 언론·SNS·커뮤니티 키워드 종합순위. 자료=스피치로그
16일 기준 국내 언론·SNS·커뮤니티 키워드 종합순위. 자료=스피치로그

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처분을 재가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1년 동안 이어졌던 추·윤 정국이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윤 총장이 징계처분 취소 및 집행정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혀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극단적으로 치달았던 상황이 반환점을 돈 것만은 분명하다.

추·윤 정국은 올해 코로나19와 함께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만큼, 윤 총장 징계와 추 장관 사임 소식은 모든 국내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빅카인즈에서 윤 총장의 이름이 포함된 기사를 검색한 결과,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및 징계 청구를 발포한 지난달 24일부터 오늘까지 약 3주간 54개 매체가 무려 1만3556건의 기사를 쏟아냈다. 같은 기간 윤 총장보다 관련 기사량이 많은 사람은 정치인과 정부 관계자를 통틀어 문 대통령(1만4086건)이 유일하다.

이 기간 동안 윤 총장 관련 기사가 가장 많이 보도된 시기는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발표한 11월 24~26일 ▲법원이 직무정지의 효력을 중단시키며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준 12월 1일 ▲검찰의 판사사찰 의혹 문건이 법관대표회의에서 논의된 12월 7일 ▲첫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열린 12월 10일 등이었다. 

하지만 징계가 확정된 지난 16~17일 이틀 간 무려 1659건의 기사가 집중 보도되며 기존 기사량을 뛰어넘었다. 언론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도 마찬가지다. 스피치로그에 따르면 지난 16일 ‘키워드 종합순위’ 상위 열 개는 모두 윤 총장과 추 장관과 관련된 내용으로 채워졌다. 특히 윤 총장은 언론매체와 커뮤니티, SNS에서 모두 가장 관심이 높은 키워드로 꼽히며 1년 내내 선두를 유지했던 코로나를 제치고 핵심 키워드 1위에 올랐다. 그 뒤에도 코로나(2위)와 공수처(7위)를 제외하면 징계(3위), 법무부(4위), 추미애(5위) 등 추·윤 갈등과 관련된 키워드가 자리했다.

윤 총장 징계 관련 기사의 핵심적인 연관 키워드로는 문 대통령, 추 장관, 이완규 윤 총장측 변호인, 징계위 등 관련 인물과 기구가 꼽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이번 징계안에 비판적인 입장을 낸 인물들의 이름도 눈에 띈다. ‘헌정 사상 최초의 검찰총장 징계’라는 점을 부각하거나, 징계위의 정직 결정에 대해 “불법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한 윤 총장의 발언에 초점을 맞춘 기사도 많았다.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면서 언론매체와 SNS, 온라인 커뮤니티 모두 해당 사건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자료=스피치로그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면서 언론매체와 SNS, 온라인 커뮤니티 모두 해당 사건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자료=스피치로그

 

◇ 보수 매체, “윤 총장 징계로 원전 수사 덮일 것”

16~17일 국내 언론 기사 및 사설을 살펴보면, 매체별로 온도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징계위 결정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보수 성향 매체의 경우 ‘법치 파괴’, ‘국정농단’ 등 수위 높은 용어를 사용하며 정부의 윤 총장 징계가 향후 정권 관련 사건 수사를 축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17일 “정치권력의 법치 파괴로 기록될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고 “이번 징계처분은 검찰총장 임기제를 법무부 장관의 감찰·징계권 남용을 통해 무력화할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추 장관이 제기한 징계청구 사유 6가지 가운데 징계위가 인정한 혐의는 3가지뿐이다. 이마저도 납득이 가지 않는 것들”이라며 “해임이나 면직을 피한 것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제기한 징계청구 사유가 상당 부분 과장된 것이었음을 친여 성향 인사들로 구성된 징계위조차 완전히 부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이제 문재인 정부는 거칠 것이 없게 됐다. 당장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수사를 원하는 대로 축소할 수 있다”며 “대전지검 수사팀이 버티면 추 장관이 팀을 해체하면 그만”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라임·옵티머스 사건도 입맛대로 처리할 수 있다. 여권 비리는 덮고, 야권 쪽만 수사해도 막을 사람이 없다. 유야무야 상태인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아예 묻힐 가능성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일보 또한 “2개월 정직으로 해임이나 마찬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개월 내 ‘민변’ 공수처가 출범되면 월성 1호기 평가 조작 사건 등 검찰의 정권 불법 수사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추 장관이 물러나면 대통령의 다음 수는 공수처로 정권 불법을 모두 덮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1월 24일부터 12월 17일까지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기사량 추이. 자료=빅카인즈
11월 24일부터 12월 17일까지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기사량 추이. 자료=빅카인즈

◇ 중도·진보 매체, “문 대통령, 갈등 봉합 적극 나서야”

반면 중도·진보 성향 매체의 경우 윤 총장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징계 처분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납득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한겨레는 16일 사설에서 “검찰총장 징계라는 초유의 상황이 초래된 데 대해 윤 총장 스스로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징계 절차의 속도와 방식에서 밀어붙인다는 인상을 준 것은 추 장관에게 책임이 있다”고 양쪽의 책임을 모두 짚었다. 

또한 17일 사설에서는 추·윤 정국의 봉합을 위해 문 대통령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겨레는 “이번 사태를 두고 많은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는 데는 ‘추·윤 갈등’이라는 프레임에 검찰개혁이라는 본질이 묻혔던 탓도 크다”며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징계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그것이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원칙에 비춰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진솔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일보 또한 “지난 1년 동안 추·윤 사태가 더는 밀릴 곳이 없다는 듯 극한 대치를 해온 데는 문 대통령이 방치한 측면이 있다”며 문 대통령의 책임을 강조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대통령이 권력기관 다툼에 개입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어긋나고, 정쟁에 휘말리는 이유가 될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윤 총장의 징계 효력이 시작되고, 추 장관은 사의를 표명한 지금 더 이상의 모호함은 혼란의 방기에 가깝다. 공이 청와대로 넘어온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명시적인 입장을 밝혀 갈라진 여론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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