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사설에 비친 정경심 1심 판결
언론 사설에 비친 정경심 1심 판결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12.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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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4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 관련 기사의 핵심 연관 키워드. 자료=빅카인즈
23~24일 보도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 관련 기사의 핵심 연관 키워드. 자료=빅카인즈

입시비리, 사모펀드 관련 의혹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23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8월 조 전 장관이 내정된 뒤부터 시작돼 1년 이상 치열하게 진행돼온 ‘조국 사태’의 첫 판결이란 점에서 국민의 관심도 높았다. 

언론의 보도 열기도 뜨거웠다. 빅카인즈에서 ‘정경심’ 교수를 검색한 결과 1심이 열린 23일부터 24일 현재까지 이틀간 54개 매체에서 무려 700건이 넘는 기사가 쏟아졌다. 주요 일간지들은 모두 정 교수의 1심 결과를 1면 머릿기사로 다뤘으며, MBC를 제외한 지상파 및 종편 뉴스들도 관련 소식을 첫 번째로 소개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도 정 교수 1심 판결 소식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스피치로그에 따르면 지난 23일 키워드 종합순위에서 ‘정경심’은 ‘코로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세부적으로 보면, 뉴스 키워드 순위에서는 코로나, 백신, 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 등에 이어 4위에 그쳤지만, SNS·커뮤니티 키워드 순위에서는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빅카인즈로 지난 이틀간 정 교수 관련 보도를 분석한 결과, 핵심적인 연관 키워드로는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 주요 혐의를 비롯해 배우자인 조 전 장관과 딸 조민 씨의 이름이 꼽혔다. 

특히 재판부가 정 교수의 15개 혐의 중 3개 혐의에 대해 조 전 장관의 공모 혐의를 인정한 만큼, 1심 결과가 향후 조 전 장관 재판에 미칠 영향에 대한 기사가 다수 보도됐다. 한국일보는 24일 재판부가 “정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에게 지급한 10억원을 대여가 아닌 투자로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조 전 장관의 백지신탁 의무 위반(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 공직자윤리위원회 업무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유죄가 인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전 장관 공소사실에 조범동과 코링크PE에 투자한 것을 대여로 허위신고했다는 혐의도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1심을 담당한 임정엽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서울신문은 23일 “2014년 임정엽 부장판사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준석 선장 등의 사건 1심 재판장을 맡아, 이준석 선장에게 유기치사상죄 등 대부분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36년의 중형을 선고했다”며 “당시 임정엽 부장판사는 유가족과 검찰 측이 진술할 기회를 충분히 주고 양쪽 모두의 입장을 경청하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재판 진행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23일 언론 및 SNS, 온라인 커뮤니티 관심 키워드 순위. 자료=스피치로그
23일 언론 및 SNS, 온라인 커뮤니티 관심 키워드 순위. 자료=스피치로그

◇ 주요 언론 사설, 1심 두고 온도차 극명

한편, 언론별 사설은 일반 기사와 달리 1심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상당한 온도차를 보였다. 

우선 진보 성향 언론의 경우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의 잘못을 질책하면서도 검찰의 수사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했다. 한겨레는 23일 사설에서 “비록 1심 결과이기는 하지만 이 부분(입시비리)에 대해 전부 유죄가 인정됨으로써 정 교수는 법적·도덕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부모의 기득권을 이용해 입시 경쟁에서 우월한 지위를 누리는 현상은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겨레는 이어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의 본류였던 사모펀드 부분에서 주요 혐의에 무죄가 선고됨으로써 검찰도 과잉 수사·기소 논란을 벗어나기는 어려워졌다”며 “입시 비리 역시 사안의 성격은 중대하지만, 특정 가족을 겨냥해 과도한 수사력이 집중됐다는 점은 여전히 돌아볼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또한 정 교수 일가와 검찰 양쪽을 모두 비판하는 입장을 취했다. 한국일보는 24일 사설에서 “누구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할 사회 지도층 인사인 조 전 장관 부부가 자녀 입시 비리를 주도한 것은 공정성이 생명인 입시 체계를 무력화한 것이자 재판부 언급대로 ‘사회의 믿음과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며 “항소에 앞서 자녀 입시 비리로 상처가 덧났을 청년 세대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먼저”라고 조언했다.

한국일보는 이어 “검찰에도 과제는 남았다. 조국 일가 사건 당시 검찰의 반인권적 저인망 수사는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했다”며 “윤 총장은 총장직 복귀 시 첫 일성으로 저인망 수사에 대한 사과와 폐기를 약속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 보수 언론, "당정, 1심 결과 돌아보고 함께 책임져야"

반면 보수 성향 언론의 조 전 장관, 정 교수에 대한 비판 수위는 한층 높았다. 조선일보는 24일 사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조씨의 숱한 파렴치가 드러나고 수많은 국민이 반대하는데도 기어이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했다”며 문 대통령의 책임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조씨를 지지한다며 ‘개싸움국민운동본부'라는 것도 만들어졌다... 민주당은 이 개싸움본부 변호사를 공천해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줬다”며 “조씨를 의인인 양 떠받드는 사람들을 보면 정부 인사가 아니라 조폭 단원 같다. 이들이 또 무슨 강변을 하며 눈을 부라릴지 모른다”고 강도 높게 당정을 비판했다.

동아일보 또한 여권의 동반 책임론을 제기했다. 동아일보는 24일 사설에서 “조국 사태는 현 집권세력이 깊은 성찰을 통해 과거 청산에만 머물던 국정운영의 방향을 바꿀 수 있었던 기회였지만 오히려 반대의 길을 걸었다”며 “검찰 수사를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한 항명으로 간주하면서 ‘조국 구하기’라는 편 가르기로 위기를 넘어서려 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1심 법원이 법정구속까지 하며 엄정하게 단죄한 것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기초인 공정의 가치를 무너뜨린 죄를 가볍게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현 집권세력은 법원의 단죄 앞에서 공정, 정의, 법치와 같은 민주주의 가치의 소중함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기득권 세력이 돼 가고 있다는 뼈아픈 비판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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