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5
노을·5
  • 김용국(시인)
  • 승인 2021.01.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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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자, 을숙도에서, 혼합재료, 10호.
양희자, 을숙도에서, 혼합재료, 10호.

 

그대에게 등 돌리고
떠나려 하나,

뜬금없이 물드는
마음이야 속일 수 없으니,

노을이 지기까지는
속절없이 
그대 곁에 머물 수밖에.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고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달리 해석하면 떠나야 할 사람은 떠나고 만날 사람은 만나야 하는 게 세상의 이치라는 겁니다. 그러나 한번 만난 사람은 헤어지기가 어렵고 한번 떠난 사람을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연이 어떻게 얽혀있든 만남도 헤어짐도 우리의 세상사에는 지극히 힘들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더구나 정든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는 일처럼 어려운 일이 없지요. 그러니 조금만 조금만 하며 노을을 핑계로 떠남을 망설입니다. 

‘그대에게 등 돌리고 / 떠나려 하나 // 뜬금없이 물드는 / 마음이야 속일 수 없으니 // 노을이 지기까지는 / 속절없이 / 그대 곁에 머물 수밖에.’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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