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가짜뉴스, 국내·해외 다른 점은?
코로나19 백신 가짜뉴스, 국내·해외 다른 점은?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12.28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6일 트위터를 통해 확산된 코로나19 백신 관련 가짜뉴스 영상 중 일부. 백신 접종 후 주사바늘이 없어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실제로는 주사바늘이 자동으로 실린더 안으로 회수되는 안전주사기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트위터
지난 16일 트위터를 통해 확산된 코로나19 백신 관련 가짜뉴스 영상 중 일부. 백신 접종 후 주사바늘이 없어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실제로는 주사바늘이 자동으로 실린더 안으로 회수되는 안전주사기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트위터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1년 동안 이어진 팬데믹이 종식될 수 있다는 희망이 싹을 틔우고 있다. 하지만 안티백서(Anti-Vaxxer, 백신 거부자)를 비롯한 음모론자들이 퍼뜨린 백신 관련 가짜뉴스로 인해 자칫 접종 기피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뉴스로드>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국내외에서 확산되고 있는 주요 가짜뉴스를 짚어봤다.

◇ 해외, “백신 접종하면 사망” 가짜뉴스 기승

지난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는 “사라진 바늘”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화제가 됐다. 이 영상은 한 의료진이 페이스가드를 착용한 다른 의료진에게 접종 주사를 맞는 장면이 담겨 있는데, 특이한 점은 접종 후 주사기에 달려 있던 바늘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올라온 이 영상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져 순식간에 확산됐다. BBC에 따르면 해당 영상을 담은 한 트윗은 순식간에 2만회나 리트윗(공유)됐고, 5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문제는 해당 영상이 코로나19 백신과 전혀 관계없는 영상이었다는 점이다. 영상에서 사용된 주사기는 일반 주사기가 아닌 안전주사기다. 안전주사기는 접종 후 바늘이 자동으로 실린더 안으로 당겨 들어가게 되는데, 이는 바늘에 의한 상해나 2차 감염, 재사용 등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하지만 영상에서는 마치 바늘이 신체 안으로 들어갔거나 접종 자체가 눈속임이라는 듯이 묘사돼있다. 해당 영상을 공유하는 트위터 사용자들도 “#Scamdemic”(가짜 팬데믹)이라는 해시태그를 다는 등, 코로나19는 실재하지 않고 백신도 정부나 제약사의 음모라는 식의 루머를 공유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인스타그램에서 확산됐다. 사진=인스타그램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인스타그램에서 확산됐다. 사진=인스타그램

 “사라진 바늘” 영상 외에도 백신이 가짜라거나, 접종 후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식의 가짜뉴스는 SNS를 통해 빈번하게 확산되고 있다.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직후 인스타그램에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인해 심각한 상해나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제약사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12분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하지만 수만명이 참여한 화이자·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이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앨라배마주의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기도 했다. 주 보건당국은 곧바로 반박문을 내고 “주내 모든 병원을 확인한 결과 백신 접종자 중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접종 기피 분위기를 퍼뜨리는 가짜뉴스야말로 새로운 팬데믹이라며 정부 및 의료기관의 긴급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프란체스코 로카 국제적십자연맹(IFRC) 총재는 지난 1일 UN기자협회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세계 곳곳에서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며,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백신에 대한) 불신의 팬데믹과도 싸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미국 앨라배마주 보건부 트위터 갈무리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간호사가 사망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자 주 보건부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사진=미국 앨라배마주 보건부 트위터 갈무리

◇ 국내, ‘백신의 정치화’로 소모적 논쟁 양상

백신이 정치 쟁점화된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가짜뉴스의 내용이 해외와는 사뭇 다르다. 주로 백신의 효능보다는 정부의 백신 관련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해명 사이에서 팩트체크가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가장 주된 비판은 정부가 백신 확보시기를 놓쳐 코로나19 탈출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작년 7월 정부 내에 백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그런데 백신 TF가 가동될 때 확진자 수가 100명 정도여서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3차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역 체계가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는 만큼, 백신의 안전성을 고려해 구매 시점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후 백신 도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자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와 글로벌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얀센 등과의 구매계약을 연달아 발표했다.

그렇다면 실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백신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일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구매 목표인 4600만명분 중 코백스 1000만명분,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화이자 1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등 총 3600만명분의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모더나 백신 1000만명분은 아직 계약이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고소득 국가 16개국 중 한국의 인구대비 백신 선주문량은 12위에 해당한다. 소득 수준이 비슷한 국가와 비교하면 백신 확보를 서둘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는 비교하면 확보시기를 놓쳤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사진=알아라비아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23일 국내 언론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4만명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는 오보를 내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현지 언론이 보도한 원래 기사는 백신 접종 신청에 등록한 인원이 44만명이라는 소식을 담고 있다.  사진=알아라비아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4만명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정부의 늦장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지난 23일 국내 언론은 중동 언론 ‘알아라비아’를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4만명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았으며, 단 한 건의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의 댓글창에는 사우디가 부럽다며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확인 결과 해당 기사는 원문 일부를 잘못 해석한 오보였다. 원래 기사에는 “보건부에 따르면 44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세하티(Sehaty)’ 앱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신청(signed up)’했으며, 이 중 90%가 20~60세 연령층에 속한다”고 적혀 있다. 국내 기사는 원문의 ‘signed up’이라는 표현을 ‘신청’이나 ‘등록’이 아닌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오독한 것으로 추정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