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뉴스로드 김윤진 기자

[뉴스로드] 국민생각함에서 올해 네티즌이 제안한 의제가 정책에 반영된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공공기관발 의제가 법제화되는 사례는 해마다 늘고 있다.

국민생각함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정책참여플랫폼이다. 공공기관이나 네티즌은 이곳에서 공공의제를 게시하고, 타 네티즌들과 논의할 수 있다. 공감대가 형성된 의제는 당국이 모니터링하며 정책에 반영하기도 한다.

의제는 구체화 수준에 따라 ‘탄생’ ‘발전’ ‘완성’ 세 단계로 나뉜다. 탄생은 문제를 제기하는 수순이며, 발전에서는 개선 방안을 살핀다. 완성은 그간 나온 의견을 당국이 추려 정책을 개선하는 단계다.

<뉴스로드>는 올해 국민생각함에서 논의된 의제들을 발제자별로 조사했다. 그 결과 공공기관 1만965건, 네티즌 2878건으로 총 1만3843건이 게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완성 단계까지 이어진 기관발 의제는 4179건에 달했다. 그러나 네티즌발 의제의 경우 ‘0건’이었다.

기관발 의제는 전년비 크게 늘었다. 다만 네티즌발 의제는 제자리 걸음했다. 지난해 등록된 의제는 기관발 7133건, 네티즌발 2859건 등 총 9992건이었다. 완성된 의제는 기관발 2297건, 네티즌발 6건이었다.

2018년에는 기관 5738건, 네티즌 1484건으로 합계 7222건 게시됐다. 여기서 각각 1878건, 4건이 법제화됐다.

올해 네티즌발 의제가 줄어든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국민생각함 출범 당시 취지는 네티즌이 ‘생활 속에서 직접 느낀 불편함’ ‘바뀌어야 할 정책’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것이었다. 하지만 점차 공공기관발 의제의 공청회 성격으로 굳어지며 본래 취지가 희석된 모양새다.

심지어 공청회 기능도 제구실을 못한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공공기관이 국민생각함을 여론 조성에 이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설문조사 문항에 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답을 이끌어 내는 질문을 포함하거나, 긍정적인 의견만 수렴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남녀노소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커뮤니티 기능이 활성화된 점은 고무적이다. 공직자들만 이용하는 웹사이트로 변모할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국민생각함은 ‘청와대 국민청원’과 비교되는 웹사이트다. 다만 국민청원은 당국의 응답을 받으려면 20만 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범국가적 의제만 두드러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국민생각함은 소수라도 의견이 모이면 당국이 검토 후 법제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에 현행법 일부 개정이나 지방정부 정책 개선에는 국민청원 대비 효과적일 수 있다. 국민생각함에서는 올해 ‘악의적 행정심판 청구’ ‘노인일자리’ ‘전동킥보드’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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