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구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얼룩졌던 2020년이 이제 단 하루를 남겨두고 있다. <뉴스로드>는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던 10대 핵심 이슈들을 국내 언론이 어떤 방식으로 다뤘는지 알아봤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⑥ n번방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n번방’ 사건은 올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아본 검색어 순위에서 여섯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성착취 영상을 만들어 텔레그램 등 메신저 앱을 통해 공유한 n번방 사건이 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이유는 ▲피해자 중 중학생을 포함해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돼있었던 데다가 ▲성착취 영상의 제작과 배포, 소지를 포함해 가담자가 6만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다크웹 '웰컴투비디오'의 전 세계 유료결제 회원 수가 3344명임을 고려하면 이는 충격적인 수치다. 

이후 동일한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이 이뤄졌다. 국회에서는 인터넷 사업자에 불법 촬영물 유통 방지를 의무를 부과하고 불법촬영물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다양한 ‘n번방 방지법’들이 통과됐다. 오늘 9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경찰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3575명의 디지털 성범죄 관련 사범을 검거하고 이중 245명을 구속 송치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도 불법촬영물을 단순 소지만 해도 4년6개월의 중형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형량을 강화했다.

자료=빅카인즈
자료=빅카인즈

빅카인즈를 통해 ‘n번방’을 검색한 결과, 지난 1년간 중앙일간지·지역지·경제지·방송사 등 54개 매체를 통해 보도된 기사는 총 1만2114건에 달했다. 특히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구속되고 신상이 공개된 3월과 n번방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한 4월에는 각각 3352건, 3244건의 기사가 쏟아져 1년치 기사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n번방’ 관련 기사의 가장 핵심적인 연관키워드로는 성착취 영상의 유포 수단이었던 메신저앱 ‘텔레그램’이 꼽혔다. 그 밖에도 성착취 영상이 유포된 단체 채팅방 중 가장 규모가 큰 ‘박사방’, ‘n번방’ 운영자 ‘갓갓’ 등이 연관키워드로 꼽혔다. 또한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라는 국민청원에 수백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강력한 비판여론이 형성되면서 ‘신상공개’, ‘포토라인’ 등도 관련 기사에 자주 등장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빅카인즈
자료=빅카인즈

⑦ 21대 국회의원 선거

지난 4월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구글 올해의 검색어 7위에 선정됐다. 

21대 총선은 지난해 말 불거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논란과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인해 여당에 불리한 국면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요한 정치·경제적 이슈들이 밀려났고, 정부가 신천지 사태로 인한 확산세를 강력한 방역조치로 초기 진화하는데 성공하면서 표심이 여권을 향해 극적으로 기울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연립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전체 의석의 60%인 180석을 차지하며 미래통합당에 완승을 거뒀다. 

이는 21대 총선 관련 주요 키워드에서도 나타난다. 빅카인즈를 통해 ‘21대 국회의원 선거’, ‘21대 총선’ 등을 검색한 결과, ‘코로나19’는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가장 중요한 선거 관련 키워드였다. ‘코로나19’는 ‘미래통합당’보다도 자주 기사에 등장하며 총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회적 이슈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별로는 총선이 치러진 4월 가장 많은 1만1431건의 기사가 집중 보도됐다. 5월에도 야권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 등의 이슈가 이어지면서 4037건의 기사가 보도됐으나 6월부터는 점차 관련 기사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자료=빅카인즈
자료=빅카인즈

⑧ 코로나19 예방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공포에 떨었던 한 해인 만큼 코로나19 관련 검색어가 구글 트렌드 탑10에서 두 자리를 차지했다. (관련기사 참조: “2020년 언론에 가장 많이 오른 10대 뉴스①”)

빅카인즈에서 ‘코로나19 예방’, ‘감염 예방’, ‘감염병 예방’, ‘예방수칙’ 등을 검색한 결과 지난 1년간 보도된 기사는 총 1만2327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예방’ 문제와 관련해 더 다양한 검색어 조합이 가능함을 고려하면, 실제 관련 기사의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간별로는 코로나19 1차 유행이 시작된 2~3월에 각각 2617, 2643건의 기사가 몰렸다.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고 각종 치료법과 관련된 가짜뉴스가 확산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올바른 예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4월 이후로는 2차·3차 유행과 상관없이 관련 기사량이 점차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예방과 관련된 핵심 연관키워드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예방수단인 ‘마스크 착용’이었다. 그 밖에도 ‘손 소독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연관키워드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다중이용시설’, ‘경로당’, ‘집회예배’ 등 집단 감염 위험이 큰 시설도 코로나19 예방 관련 기사에 자주 등장한 키워드였다.

 

자료=빅카인즈
자료=빅카인즈

⑨ 박지선

올해 사람들이 아홉 번째로 많이 검색한 검색어는 지난 11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개그맨 박지선씨의 이름이었다. 평소 유쾌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쳤던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특히, 고인이 평소 오랜 지병으로 고통을 받아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 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빅카인즈에서 고인의 이름을 검색한 결과 올해 보도된 기사량은 총 916건이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2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다른 키워드에 비해 기사량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연관키워드로는 개그맨 ‘안영미’ 등 고인과 가까웠던 지인들의 이름이 꼽혔으며, 고인의 외모를 비하해 물의를 빚은 인터넷 방송인 ‘철구’도 연관키워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고인과 관련된 기사들을 훑어보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자살관련 보도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일부 언론에서는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한국기자협회의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은 이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자살이 발생한 배경을 제대로 반영하지도 못할뿐더러, 자칫 자살이 힘든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살보도 권고기준은 대신 ‘숨지다’, ‘사망’ 등 객관적이고 단순한 표현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게다가 조선일보는 고인이 숨진 다음날인 11월 3일 고인이 남긴 메모를 ‘유서’라며 공개했다. 해당 기사는 유족의 동의 없이 보도된 데다, 메모의 내용을 통해 자살 동기를 유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비판을 받았다. 자살보도 권고기준은 고인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자살 미화를 방지하기 위해 유서 관련 내용은 되도록 보도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자료=빅카인즈
자료=빅카인즈

⑩ 발로란트

대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지난 6월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FPS) ‘발로란트’가 구글 트렌드가 발표한 올해의 검색어 10위를 차지했다. 

빅카인즈에서 ‘발로란트’를 검색한 결과 올해 보도된 관련 기사의 수는 96건에 불과했다. 이는 중앙일간지나 경제지, 지역지 등이 게임 관련 기사를 잘 다루지 않는 데다, 빅카인즈의 검색시스템에는 게임 관련 인터넷 전문매체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포털사이트에서 ‘발로란트’를 검색하면 게임 관련 매체에서 나온 다양한 기사를 찾아볼 수 있다.

예상보다 국내 흥행 성적이 저조한 데다, e스포츠 리그도 지난 3일 처음 시작됐다는 점도 관련 기사가 적은 이유로 추정된다. e스포츠 리그가 일찍부터 정착된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게임 전문 매체를 배제한 빅카인즈에서도 300건이 넘는 기사가 검색되기 때문이다.

한편, ‘발로란트’ 관련 기사의 연관키워드로는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와 대표작인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해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CBT), 발로란트 e스포츠 프로게임팀 ‘비전 스트라이커즈’,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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