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라비난초
해오라비난초
  • 정연권
  • 승인 2021.01.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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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라비.
해오라비.

 

희망찬 2021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코로나가 사라져 얼굴을 맞대고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마스크를 벗고 지인들과 따뜻한 밥상에서 삶의 위안을 받고 싶다. 막걸리 잔을 기울며 흥얼거리고 싶다. 노래방에서 요즘 유행하는 트로트 노래를 목청 컷 부르고 싶다. 소박한 소원들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연초부터 많은 눈이 내렸다. 눈 속에서 복수초도 피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온다. 꽃 한 송이 피었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지만 새봄의 희망을 쏘았다. 새봄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하얀 눈은 낭만이고 우아한 눈송이가 무언가를 일깨운다. 허전하고 쓸쓸한 엄동설한에 눈마저 없었다면 얼마나 허전 할까 싶다.

하얀 눈을 닮은 ‘해오라비난초’가 가슴 속에서 피어나 살포시 날아다닌다. 가슴속에서 날개 짓하는 그 모습에 강추위도 잊어지고 고통도 사라지고 있다. 해오라비난초는 난초과로 학명은 Habenaria radiata (Thunb.) Spreng이다. 속명 하베나리아(Habenaria)은 ‘꽃잎이 입술 모양’이라는 뜻이다. 종소명 라디아타(radiata)는 ‘양쪽 가장자리가 가늘게 갈라진 방사상(放射狀)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해오라비난초 이름유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해오라비를 닮아서 이름을 정했다고 하는데 정작 해오라비라는 새(鳥)가 없기 때문이다. 해오라기의 경상도 방언이 해오라비라고 하지만 해오라기는 해오라기난초와 꽃잎형태나 색깔이 전혀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백로의 모습을 닮았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우아하게 피어나는 하얀꽃은 날아오르는 백로를 닮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일본에서는 백로를 말한다고 하는데 이는 것으로 보아 일본식 이름을 그대로 번역하여 부르게 된 것으로 추론된다.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과 산림청 희귀식물 멸종위기종(CR)으로 지정되어있다. 날개 짓하는 우아한 하얀 자태와 고혹적인 아름다운 꽃은 애호가들의 불법채취 대상 이였다. 더욱이 돈을 벌려는 사람들도 합세하여 거의 멸종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몇 군데 서식지가 발견되고 보호하려는 사람들의 많아져 다행이다. 이제는 소유하려는 개인의 욕심과 돈을 벌려는 욕망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야생화는 그 자리에 가만히 놓아두고 보았으면 좋겠다. 

해오라비.
해오라비.

 

초장은 15~40cm이고, 선형(線形)의 잎은 3~6장이 어긋나 있다. 꽃은 7~8월에 줄기 끝에서 1~3개씩 하얀색으로 피는데 3cm정도이다. 뿌리는 땅속에 곧게 들어간 줄기에서 나는데  끝에 콩알 같은 둥근 덩이줄기가 있다.

꽃말이 ‘꿈속에서라도 만나고 싶다’라고 하는데 몽환적이고 애절하다. 이는 다음과 같은 전설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옛날 한 처녀가 강 건너 총각과 서로 사랑하였다. 불타는 사랑으로 서로 혼인까지 약속 하였지만 총각 아버지는 허락해 주지 않았다. 총각은 처녀가 보고 싶어 강 건너 마을로 가고자 했으나 칡덩굴 다리는 끊어져 강물에 늘어져 있었다. 강 건너를 보니 사랑하는 여인이 서있었다. 용기를 내어 칡덩굴을 타고 강을 건너다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자 처녀도 강물 속으로 뛰어들고 말았다. 그 후 강가에는 하얀 새처럼 생긴 두 송이의 꽃이 피었는데 강을 날 수 있는 날개를 부러워하던 두 젊은이의 넋이라 하여 해오라비난초라 불렀다고 한다.

안타까운 전설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름이 없는 두 분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 언제까지 처녀총각이라고 할 것인가. 전설 전해듣고 그대로 전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 총각이름은 ‘해오’ 처녀 이름은 ‘라비’라고 불러주자. 해오와 라비는 사랑을 얻기 위하여 위험을 감수하며 만났다. 서로의 그리움과 사랑을 지키려고 강물에 뛰어 들었다. 무모하기보다 그만큼 사랑이 간절했다. 새는 두 개의 날개로 날듯이 두 분의 사랑이 영글어 새로운 꽃이 되어 영원히 날아다닌다. 해오라비꽃이 우아하고 숭고하며 아름답게 보이는 연유이다.

새해에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날아보자. 가볍게 어디든지 자유롭게 날아가자. 사람들을 꿈속에서라도 자유롭게 만나고 싶다. 코로나가 사라져 자유롭게 만나서 먹고 마시는 정겨운 열린 세상을 꿈속에서라도 만나고 싶다. “혼자 꾸는 꿈으로 끝나지만 같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라는 말처럼 우리 모두 같이 꿈꾸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열린 세상을 만들어보자.

[필자 소개]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구례군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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