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기획재정부
자료=기획재정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활동이 제약되면서 2020년 세계 경제는 크게 후퇴했다. 각국의 경제는 전례 없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코로나19 확산세도 잡지 못해 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코로나19의 충격을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버텨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감염병의 지나친 확산을 제어하면서도 경기 후퇴를 최소화했다는 것. 2020년을 잘 버텨낸 한국 경제의 새해 전망은 어떨지, <뉴스로드>가 다양한 예상을 종합해봤다.

◇ 2021한국 경제 전망, 해외 IB '맑음' 

정부 및 여러 연구기관들은 2021년 한국 경제가 지난해 역성장을 딛고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1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역성장(△1.1%)에서 벗어나 개선흐름이 지속되면서 국내총생산(GDP)이 3.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는 “코로나 상황 및 백신·치료제 개발 시기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면서도 내수와 수출이 모두 증가하면서 반등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는 한국은행(3.0%), 한국개발연구원(KDI, 3.1%) 등 국내 기관들의 전망치와 비슷한 수치다. 다만 기재부는 정부투자 및 거리두기 상향 효과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에 전망치가 소폭 높았다. 반면 KDI는 상품수출은 개선되겠지만, 내수 회복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해 기재부보다 0.1%p 낮은 수치를 제시했다. 실제 KDI가 예상한 2021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2.4%로 기재부 전망치(3.1%)와는 차이가 있다.

국제기구들의 예상은 정부 및 국내 기관들보다는 보수적인 편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OECD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2.9%, 2.8%로 예상했다. 다만,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정부 예상보다 높은 3.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국제기구들은 물론 국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도 희망적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노무라, UBS 등 해외 IB 9곳이 예상한 한국의 2021년 평균 GDP 성장률은 약 3.4%로 한 달 전보다 0.1%p 상승했다. 특히 크레디트스위스와 HSBC는 기존 전망치(2.9%, 2.2%) 대비 큰 폭으로 상향조정된 3.6%, 2.7%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자료=현대경제연구원

◇ 희망의 근거는 2020년의 선방

물론 다른 국가들의 2021년 성장 전망은 한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미국과 유로존의 새해 성장률은 각각 3.1~4.0%, 4.5~5.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다른 국가보다 작았기 때문이다. 실제 OECD는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1%로 전망했는데, 이는 OECD 국가 중 가장 선방한 것이다. 이는 한국이 코로나19 충격에 덜 휘청거린 만큼 반등의 폭도 작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보여준 한국의 선전은 새해 들어 회복 국면을 기대하게 만드는 근거다. 실제 지난 14일 기준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는 136.45명(4위), 사망자 수는 2.31명(2위)로 OECD 회원국 37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감염병의 확산을 잘 통제하면서도 경제적 어려움은 덜 겪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지난해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을 상당 부분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HRI 코로나 위기극복지수의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 경제는 코로나 위기극복지수는 79.3p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적 충격의 최대 강도를 100으로 보았을 때 약 79.3%가 회복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가장 심각했던 것은 지난해 5월이었다. 하지만 6월부터 위기극복지수가 50p를 넘어서며 반등을 시작했으며, 2차 대유행이 시작된 8월 잠시 주춤했다가 9월부터는 다시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졌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자료=현대경제연구원

한국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보고서는 “코로나 이전의 경제 상황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나머지 20.7%의 생산력을 극복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고용 부문의 회복력이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제부문별로 살펴보면, 수출은 163.7p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은 겨우 25.5p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의 4분의 1밖에 회복이 되지 않았다는 것. 보고서는 “고용 부문의 더딘 회복세는 고용지표의 경기에 후행하는 특성과, 이번 코로나 고용충격이 노동집약적 산업(도소매, 음식·숙박, 교육서비스 등)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교역산업에 대해서는 교역산업이 중장기적인 일자리 창출의 주요 동력이라는 점에서 일자리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여 경제 전반의 고용충격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제어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지역서비스업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여 비대면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지역 간 노동 수요의 격차에 따라 노동자들이 신속하게 재배치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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