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3월 선보일 예정인 백신 여권 '트래블패스' 설명서. / 사진=IATA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3월 선보일 예정인 백신 여권 '트래블패스' 설명서. / 사진=IATA

[뉴스로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앞서 ‘백신 여권’ 도입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찬성 측은 해외 출입국 시 코로나19 진단을 받지 않아도 돼 실용적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접종자와 후순위 접종자 및 도입 국가별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시각도 있다.

백신 여권은 이용자의 백신 접종 이력을 인증하는 모바일앱을 일컫는다. 접종 이력이 있는 이들의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광업계 업황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종이 인증서 위조·도용 문제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세계 각지 정부 및 기업들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지난 2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유럽연합에 백신 여권 도입을 촉구했다. IATA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사무총장은 “유럽 내에서 인정되는 백신 접종 증명 시스템은 각국 정부가 국경을 안전하게 개방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여행객은 검역과 자가격리 등 제한 없이 여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이슬란드 정부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백신 여권을 발부했다. 아직 세계적으로 통용되지는 않지만, 영국·벨기에 등도 도입을 앞두고 있어 조만간 유럽 내에서는 신빙성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에서도 백신 여권 도입을 검토 중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격리 면제 등 관리기준 지침 변경을 두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라온시큐어·굿닥 등 IT기업들도 정부의 새로운 지침이 마련되면 백신 여권 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에도 지침이 구체화되지 않는다면 업계가 ‘규제샌드박스’ 심사를 신청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백신 여권 도입을 환영한다는 반응도 나오지만,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해외 커뮤니티를 살펴보니 “접종자는 금방 탑승장에 들어서고, 후순위 접종자는 긴 줄을 서게 될 것” “접종자들 몸에 바이러스가 묻었을 수도 있다” 등 의견을 보였다.

이 밖에도 국제적으로 보면 백신 보급이 느린 국가 국민들에 대한 차별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가별로 백신 여권 발급 기준이나 사용법이 다를 수밖에 없어, 입국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의 혼선 우려도 있다.

백신 여권은 혜택이 크지만, 반발 여론도 있는 만큼 도입 여부나 시기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도입된다면 국가별로 다를 백신 여권 규격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저작권자 © 뉴스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