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메인화면에 위치한 급상승검색어 메뉴가 오는 25일 사라진다. / 사진=네이버 PC 웹사이트 메인화면 캡처

[뉴스로드] 네이버가 실시간검색어(실검)로 불리는 ‘급상승검색어’ 메뉴를 폐지한다.

네이버는 4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급상승검색어는 정보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서 시작됐다”며 “지금은 사용자들이 풍부한 정보 속에서 능동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소비하고 싶어하는 트렌드로 변화함에 따라 오는 25일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급상승검색어는 네티즌들이 해당 시간대에 가장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를 보여주는 서비스다. 대중들이 재난 상황이나 사회적 이슈를 인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네티즌들은 급상승 검색어를 의제 공론화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최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으로 아동학대 피해아동 정인이의 사연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이를 전파하기 위해 ‘정인아 미안해’라는 키워드를 급상승검색어에 올렸다.

다만 급상승검색어가 오히려 네티즌들의 시각을 좁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기업들의 광고가 급상승검색어를 도배하는 사례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는 ‘퀴즈쇼’가 있다.

모바일앱 토스와 캐시워크는 퀴즈를 맞추면 보상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궁금한 정보를 네이버에 검색해 찾는 심리를 이용, 기업 광고 문구가 정답인 퀴즈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처럼 급상승검색어에 노출된 광고는 네티즌들의 소비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정 정치성향의 세력도 여론 형성을 위해 급상승검색어를 활용한 바 있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을 불신하는 세력이 ‘문재인 탄핵’을 급상승검색어로 올리고, 반대세력이 ‘문재인 지지’ 키워드로 맞받아 친 ‘실검 전쟁’이 대표적인 예다.

급상승검색어 서비스가 종료되면 이 같은 혜택과 폐단은 모두 사라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네티즌들이 지나친 급상승검색어 의존에서 독립해, 자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인터넷 서비스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일방적으로 주어진 콘텐츠를 소비하기 보다, 자신의 취향이나 기호에 맞춰 선택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모바일 웹사이트 메인화면은 '사용자가 편집 가능한 뉴스' '푸드마켓', 칼럼 콘텐츠를 주제별로 소개하는 '콘텐츠판' 등으로 구성돼 있다. / 사진=네이버 모바일 웹사이트 메인화면 캡처

네이버는 또 모바일 웹사이트 메인화면에서 보여주던 실시간 뉴스 메뉴도 사용자가 직접 편집해서 볼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변경해 왔다. 네이버는 그간 ‘언론사 구독’ ‘개인화 추천’ 등 기능을 도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에도 연예·스포츠 댓글란을 폐지하며 게이트키핑 영향력을 줄이려 시도했다. 그러나 PC 웹사이트의 뉴스 콘텐츠 메뉴를 AI 알고리즘으로 편집하는 체계는 앞으로도 유지되므로,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듯 보인다.

한편 네이버는 메인화면에 언론사들과 합작 법인을 세우고 제작한 자체 콘텐츠, 네이버쇼핑과 네이버페이 등 자사 신규 서비스를 내세우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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