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시민들이 배달 노동자들에게 음료·간식을 제공하는 배려 문화가 번지고 있다. 최근 택배 노동자 과로사, 음식 배달기사 눈길 운전 미끄러짐 사고 등 안타까운 사례가 발생하며 노고에 보답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기사 노고에 음료·간식으로 보답

최근 배달기사들을 위해 문 앞에 음료·간식을 놓아두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 사진=SNS 캡처

22일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에서 택배·배달음식 관련 키워드를 검색해보니, 개인·주택 입주자들 차원에서 배달 노동자를 위한 답례품을 준비했다는 사연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배달 노동자들에게 “연휴 새벽에도 배달해주셔서 덕분에 잘보냈다. 감사의 마음 담아 먹을거리를 조금 준비했다”  “배송기사님들 항상 감사하다. 늘 건강하시고 힘내시라” 등 감사를 표했다.

최근 택배와 배달주문시장 경쟁이 심화되며 노동자들의 업무강도가 높아졌다. 택배 시장에서는 ‘익일배송’이 대세였지만, 근래 쿠팡·마켓컬리 등이 ‘휴일배송’ ‘새벽배송’으로 서비스 차별화를 꾀하면서 업계 트렌드가 격변하고 있다.

배달주문시장에서는 배달의민족·요기요에 이어 쿠팡이츠·위메프오가 뛰어들면서 배달기사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각 사업자들이 ‘빠른 배달’을 강조하는 탓에, 기사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이처럼 경쟁이 극도로 치닫다보니, 배달 노동자들의 처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지난해 택배업계에서는 16건의 과로사 추정 사고가 벌어졌다. 이번 겨울 폭설이 내렸던 당시에는 전국 곳곳에서 배달기사들이 눈길에 넘어지거나 경사가 가파른 언덕에 고립됐다.

◇보답 문화 확산에 생색 낸 배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9일 배달기사 보답 캠페인을 실시했지만, 네티즌 반발로 6시간 만에 중단했다. / 사진=배달의민족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배달 노동자들에게 보답하는 문화를 조성했다. 다만 최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이를 타의적 문화로 변질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9일 배달기사 보답 캠페인을 실시했다. 배달기사들에 보답할 음료·간식을 담을 수 있는 가방을 이용자들에게 증정하는 행사였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기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는 취지로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 그러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배달기사의 복지를 이용자들에게 떠넘긴다”는 주장이 나왔다. 배달기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고자 했다면, 사측에서 직접 챙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해당 캠페인을 시작한 지 6시간 만에 중단했다.

보답 문화는 스스로 참여해 온기를 나누는 데 의의가 있어 보인다. 업계는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 전, 기존 문화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 기획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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