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화력발전사업 공익 감사 청구, 특혜 의혹 밝혀질까
삼척화력발전사업 공익 감사 청구, 특혜 의혹 밝혀질까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3.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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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공사장 전경. 사진=기후솔루션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공사장 전경. 사진=기후솔루션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자금을 대출해준 금융기관을 상대로 공익감사가 청구됐다. 전략적 출자자인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부실대출 위험이 있음에도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9일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태림)은 삼척석탄화력 사업과 관련하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농협중앙회 등 금융기관 7곳을 대상으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산업은행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의 출자자에게 이례적인 특혜를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이 특혜 대상으로 지목한 곳은 삼척화력발전 사업의 전략적 출자자 중 하나인 두산중공업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8년 101억원을 들여 삼척화력발전 사업을 수행하는 삼척블루파워의 지분 9%(약 878억원 상당)를 인수한 바 있다. 미납한 금액은 오는 2023년 9월까지 납입하고, 신용평가기관 두 곳 이상으로부터 BBB- 이하의 신용등급을 받으면 60일 내에 ‘출자이행보증서’를 제출하는 조건이었다.

지난해 6월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 바로 위 등급인 ‘BBB-’로 조정했다. 두산중공업은 두 달 뒤인 8월 23일까지 보증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약속을 지키는데 실패했다. 

두산중공업이 출자이행보증서를 제출하지 못한 이상 대주단은 투자금의 안정적인 회수를 위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고 출자 계획을 수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대주단은 두산중공업에게 잔여 출자금 777억원을 나눠 에스크로 계좌에 이행보조금으로 적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발전소 공사가 진행되면서 받을 대금 일부를 적립해 미납한 금액을 메우라는 것. 이는 대주단이 재무적 과실을 저지른 두산중공업에게 오히려 특혜를 제공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산업은행의 경우 두산중공업에 대한 금융지원의 60%를 아직 돌려받지 못한 상황임에도 무리한 특혜를 제공하는데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조731억원을 지원했으나 이 중 1조9053억원이 미상환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에 특혜까지 제공하며 사업성이 불투명한 삼척화력발전 사업까지 무리하기 추진하는 산업은행의 의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약정을 어긴 상대로부터 자금을 손해 없이 회수하는 것이 아니라, 미납 출자금을 할부로 내도록 편의를 봐준 것이기 때문.

일각에서는 삼척화력발전 사업이 계속 추진되는 것이 산업은행의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두산중공업의 삼척화력발전소 1·2호기 EPC 건설공사를 수주하면서 계약한 금액만 1조9615억원이다. 아직 미상환된 자금이 많이 남은 만큼, 두산중공업이 안정적으로 발전소 공사를 진행하는 편이 낫다는 것. 

 

삼척화력발전소 공사로 인해 침식된 맹방해변의 모습. 사진=기후솔루션
삼척화력발전소 공사로 인해 침식된 맹방해변의 모습. 사진=기후솔루션

하지만 약정을 어긴 두산중공업에게 국책은행이 특혜를 제공한 것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행태다. 게다가 삼척화력발전 사업에 대해서는 지역 환경이 파괴되고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그린 뉴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자칫 사업이 중단될 경우 두산중공업과 삼척블루파워에 모두 대출을 제공한 산업은행은 이중의 리스크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실제 해당 사업은 발전소 인근 맹방해변의 해안침식 문제로 지난해 10월 12일부터 해상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사업자가 지난해 말까지 예정된 조치를 이행하지 못한데 대해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이행조치 기간을 3월말까지 연장했다.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 바람이 불면서 1조원의 자금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삼척블루파워의 계획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중 18곳이 삼척석탄화력발전 사업의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룹 차원에서 탈석탄을 선언해 사실상 투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곳을 포함하면 자산운용사가 관리하는 전체 540조원 규모의 국내 채권 자산 중 86.7%가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를 투자 대상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지혜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한국산업은행 등 공적금융기관들이 두산중공업의 출자의무 미이행으로 당초 정한 대로 대출금을 회수해 국민의 재산을 성실히 관리해야 했음에도, 방만한 업무처리로 재무적 손실 가능성을 키웠다”며 “이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를 저버리는 중대한 배임행위로 이러한 방식을 동원해가면서까지 삼척화력발전소를 지어야 할 명분은 재무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사무국장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0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취지를 감안할 때 우리 공적금융기관들은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무사안일한 투자 관행을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감사청구에 대해서 “이미 청구된 신설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감사청구건과 함께 감사원의 엄격한 감사로 결론을 내려 기후리스크에 둔감한 공적금융기관들의 관행을 바꾸는데 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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