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소개 자료. / 사진=앱스토어 캡처

[뉴스로드]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받는 라인이 일본 회원들의 데이터를 현지로 옮길 예정이다. 라인은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서비스하는 메신저다.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강하다.

라인은 23일 최근 논란과 관련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한국 데이터 센터에서 보관 중인 채팅방 게시물(사진·동영상 등) 및 라인페이 데이터를 오는 6월까지 일본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에서는 아사히신문의 '라인 개인정보 유출 의혹 '보도 이후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라인이 메신저 개발·보수를 위탁한 중국업체가 일본 데이터 센터 내 회원 개인정보(이름·전화번호 등)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라인은 신뢰 회복을 위해 중국업체의 접근을 차단했다. 이번에는 한국 데이터 센터 내 회원 개인정보까지 일본으로 이전하는 후속 조치를 취한 것이다.

라인은 위탁업체가 일본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라인은 17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라인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무단 접근이나 정보 유출이 발생한 건은 없다”며 “사용자들의 대화 내용이나 이름, 전화번호, 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는 원칙적으로 일본의 서버에서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인 회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일본 정부는 신속하게 대처했다. 후생노동성은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는 상담 업무에서 라인을 전화·SNS로 대체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에서도 라인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치바현·돗토리현 등 일부 지자체도 라인 계정 활용을 멈췄다.

다만 라인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이용자들이 이탈하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라인은 일본에서 이용자 약 8000만 명을 보유한 만큼, 대체할 만한 메신저가 없어 이용자들이 이탈에 신중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태로 라인과 소프트뱅크가 이달 설립한 합작법인도 암초를 만난 셈이 됐다. 양사의 주요 협력 사업은 커머스·핀테크 등 개인정보에 민감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향후 서비스에서 비슷한 논란이 벌어질 경우 일본 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 라인은 사이버 보안 분야 외부 전문가 집단을 설립, 보안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라인 데자와 츠요시 대표는 “이용자들에 대한 배려가 미흡해 벌어진 문제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데이터 이전과 외부 감사 등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라인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경위에 대해 오는 29일 일본 금융청, 내달 19일 총무성에 보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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