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탈석탄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25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 건설과 금융투자 중단을 위한 시민사회 선언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석탄을 넘어서
25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 건설과 금융투자 중단을 위한 시민사회 선언대회'에서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기후솔루션

포스코가 추진 중인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선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국 탈석탄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지난 25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 건설과 금융투자 중단을 위한 시민사회 선언대회’를 열고 삼척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선언대회에는 지역민과 청년, 종교, 노동, 과학 등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45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시민단체들은 “건강, 기후위기, 경제성 등 산적한 문제들을 고려할 때 삼척석탄발전소는 건설 중단이 답”이라며 “유엔이 요구하고 있는 과감한 온실가스감축과 정부가 내세운 탄소중립 목표는 삼척석탄발전 중단 없이는 결코 달성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척블루파워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포스코는 '탄소 중립’ 목표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삼척블루파워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포스코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기관이 삼척 석탄발전소 사업에 대한 자금 조달을 중단하고 ▲포스코 주주인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며 ▲정부와 국회가 삼척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삼척 주민 10명 중 7명 “석탄발전소 건설 반대”

‘석탄을 넘어서’는 이날 삼척 주민들의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자료도 공개했다. 모노리서치가 지난 22~23일 강원도 삼척 주민 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찬성은 34.2%, 모른다는 응답은 5.8%였다.

석탄발전소가 삼척시 자연환경과 시민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응답자가 69.7%였던 반면,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답한 경우는 15.9%에 불과했다. 특히 50~60대 이상의 장년층과 여성에게서 발전소 건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두드러졌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녹색연합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81.6%였다. 

정계에서도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환경운동연합이 국회의원 300명에게 석탄발전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답변에 응한 72명의 의원 모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석탄발전 퇴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답한 의원도 97%(70명)였으며, 퇴출 시점으로는 2030년(35%)을 꼽은 의원이 가장 많았다.

자료=석탄을 넘어서
자료=기후솔루션

◇ ESG 경영 강조한 포스코, 삼척 발전소 계획 바꿀까?

이처럼 삼척 석탄발전소 건설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서, 최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포스코는 최 회장의 연임을 앞두고 빈번한 산재 사고와 환경오염 문제 등이 불거지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최 회장 또한 지난달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출석해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포스코는 지난 12일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의 연임을 확정하면서,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안전과 친환경을 최우선 핵심가치로 추진해나갈 것을 선언했다. 최 회장도 연임 소감에서 “지역사회와의 상생뿐만 아니라 무재해 작업장 구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더욱 발전시키고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포스코가 말로는 친환경을 선언하면서 삼척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삼척석탄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하태성 대표는 25일 선언대회에서 “오늘도 삼척시민들은 우체국 앞에서 180 일째, 삼척 맹방해변에서는 182 일째, 청와대 사랑채 앞 131 일째 피켓시위와 천막 농성 중”이라며 “현대 문명은 전기 문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기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지만 전기가 아무리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전기를 만드는 모든 발전 방식이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지난 1월에도 철강업계 ‘2050 탄소중립 선언’을 주도하며 탄소배출 감축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한 바 있다. 포스코가 '탄소중립'과 '삼척 석탄발전소 건설'이라는 모순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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