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인터넷이 보급된 시대, 개인의 의견이 국민적 어젠다로 발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 등 네티즌 커뮤니티의 결실이다. 하지만 국민청원은 20만 명의 동의를 얻어야 해, 공론화되지 못한 안건은 공중으로부터 소외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벗어나 화제성이 부족한 의견에도 힘을 실어주는 서비스가 있다. 2016년 3월 국민권익위원회가 개설한 국민정책참여플랫폼 ‘국민생각함’이다. 이곳에 게재되는 의견은 반응이 저조하더라도 당국이 모니터링하며 정책에 반영하기도 한다. <뉴스로드>는 우리 사회의 공공선 확장 차원에서 관련 사안을 발굴해 보도한다.

사진=국민생각함 웹사이트 캡처

국민생각함에서는 ‘클래식과 대중음악 콘서트 간 코로나19 방역 차별 문제’에 대한 찬반 투표가 오는 6일까지 진행된다. 네티즌 A씨는 클래식·뮤지컬은 ‘좌석 띄워 앉기’만 지키면 인원 수 제한 없이 공연을 할 수 있지만, 대중음악 콘서트는 100명 이상의 관객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 이번 의제를 제안했다.

현재 수도권과 일부 타 지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고 있다. 2단계 지침 상 클래식 콘서트는 ‘공연’, 대중음악 콘서트는 ‘모임·행사’로 구분된다. A씨는 이 같은 지침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봤다.

실제로 대중음악 콘서트는 최근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미스터트롯·싱어게인 등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 및 이소라·혁오 등 대중가수들의 공연이었다. 반면 윤홍천·임웅균 등 연주자나 성악가의 콘서트는 일정대로 진행됐다.

방역 차별 문제에는 팬들 뿐 아니라 대중음악계도 들고 나섰다. 국내 공연·음반기획사들이 모여 설립한 ‘대중음악공연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입장문을 통해 “대중음악공연업 관련 종사자들은 아직도 일을 할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네티즌 A씨는 “대중음악 콘서트도 클래식처럼 좌석 띄워 앉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음에도, 인원을 제한하는 것은 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국민생각함 찬반 투표는 31일 기준 7대1 비율로 찬성 여론이 우세하다. 찬성 측 네티즌들은 “같은 공연인데 행정 차별이 존재해 클래식과 대중음악 각 팬들 간 피해의식이 생기고 있어,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다” “대중음악 콘서트를 가족모임, 동호회 등과 같은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이 놀랍다” 등 의견을 보였다.

반대 측은 “대중음악 콘서트는 클래식에 비해 좌석 관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클래식 콘서트는 특성 상 전용 공연장이 있지만, 대중음악의 경우 스포츠 경기장이나 강당을 대관하는 사례가 많아 두 공연 간 성격이 다르다는 의미로 보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25일 클래식과 대중음악 콘서트 간 형평성 문제 해소에 대한 청원이 제기됐다. / 사진=청와대 웹사이트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비슷한 취지의 청원이 제기됐다. 해당 청원인은 “대중음악 콘서트에서도 좌석 띄워 앉기·발열 체크·취식 금지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공연문화가 너무 후퇴하지 않도록 방역지침을 완화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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