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변동 추이(위: 3개월, 아래: 3년) 자료=와이차트(YChart)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변동 추이(위: 3개월, 아래: 3년) 자료=와이차트(YChart)

지난해 역대 최초로 3000을 돌파하며 급등했던 코스피가 올해 들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유동성 장세가 조기 종료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자, 급등한 기술주·성장주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더라도 ‘긴축’을 우려할 만큼의 폭은 아니라며 그다지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가 정리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고 금리가 점차 상승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개인투자자들의 우려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4월 금융시장 브리프’ 보고서에서 “백신 접종 가속화,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경기개선 기대로 4~5월에도 국내외 국채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가겠으나, 2~3월에 비해서는 금리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앞서 국제금융시장의 핵심 지표로 여겨지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월 1.41%에서 지난달 1.74%로 33bp나 급등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새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기대 인플레이션 또한 상승하면서 근 14개월 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 

그러자 초저금리 시대가 끝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도 상승 동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횡보세를 거듭했다. 실제 2월까지만 해도 3200을 바라보던 코스피는 3월 들어 두 차례나 3000대가 무너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국채 금리 급등세는 계속되지 않을 거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백신 접종 가속화,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국채금리 상승 압력이 점증하고 있다”면서도 “국채수급 부담을 반영해도 (국채 금리는) 완만한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이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달 말 1.74%에서 4월말 1.78%, 5월말 1.80%으로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상승폭의 10분의 1 수준이다.

연구소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 IMF 등 대다수 기관은 고용 부진과 경제구조 변화를 감안하면 2~3월 중 미 국채금리 급등은 인플레이션의 전조이기보다 경기 개선세를 반영한 일시적 현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최근의 국채 금리 상승세가 ‘긴축’의 신호탄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실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수 차례나 '제로(0)' 금리를 유지할 뜻을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연준 책임자로서 미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며 “연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8일에도 “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속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치 않는 물가 반등에는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완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파월의 발언과 함께 이날 국채 금리도 1.63%까지 하락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국채 금리 상승세에 대한 우려는 높지 않은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69명을 대상으로 지난 5~7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말 1.9%, 오는 2023년 말 2.5%까지 오르는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18년 3%를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들은 이어 올해 미국 경제가 빠른 백신 보급과 바이든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에 힘입어 6.4%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지난 1983년 7.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낮고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이 두터운 만큼 국내 증시가 2분기 들어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코스피가 3월말 3061에서 4월말 3150, 5월말 32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2~3월 중 조정흐름을 보였던 코스피 지수는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채권금리 급등세 진정, 국내 수출·투자 회복세(반도체·자동차 등 주력업종의 실적 개선), 추경 등 확장적 재정운용에 힘입어 4~5월 중에는 오름폭이 다소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어 코스닥에 대해서도 “채권금리 급등세 진정, 한국형 뉴딜정책에 따른 관련 산업 수혜, 반도체·IT 기업의 실적 개선,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 힘입어 4~5월 중 오름폭이 다소 커질 것”이라며 3월말 956에서 4월말 980, 5월말 1000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저작권자 © 뉴스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