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쿠테모바일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사진=라쿠텐모바일 웹사이트 캡처

[뉴스로드] 일본에서 보안 문제로 인해 중국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일간지 아사히신문은 지난 12일 <보이지 않는 중국의 ‘정보’ 리스크, 라인이 들이민 물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골자는 자국 기업들이 중국의 개인정보 보안 리스크를 간과하고 낮은 안보 의식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사히 신문 뿐 아니다. 일본의 다른 언론도 지난달 31일 라쿠텐이 중국 IT기업 텐센트로부터 657억 엔(한화 약 6741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데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라쿠텐은 전자상거래와 이동통신 서비스를 운영하는 현지업체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일 사설에서 “라쿠텐이 보유한 개인정보가 중국에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라쿠텐은 일본의 통신업계를 지탱하고 개인정보를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이 있음에도, 중국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은 것은 위기 의식이 부족하다고 의심해도 될 만하다”고 우려했다.

산케이신문은 텐센트가 라쿠텐에 투자한 배경에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봤다. 미국이 통신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을 배제한 ‘청정 네트워크’를 구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라쿠텐에 거액을 투자한 것은 단순한 투자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들이 중국 관련 보안문제를 대서특필하는 사례는 최근 들어 잦아졌다. 지난해까지는 반중정서보다는 중국 전자업체 화웨이가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로 백도어(몰래 정보를 수집하는 일)를 시도한다는 의혹 위주로 조명했으나 최근 논조가 '안보 리스크'로 옮겨가는 추세다.

일본 기업이나 국민들은 아직 중국 제품이나 서비스 소비에 관대한 편이다. 교세라·무라타·AGC·JDI 등 일본 전자업체들은 화웨이 주요 고객으로, 연간 거래액이 1조 엔(약 10조 원)가량이다. 국민들의 경우 가성비를 이유로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 스마트폰을 선호하며, 신제품 출시 시기에는 판매량 순위에서 종종 1위에 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라쿠텐의 중국 자본 유치를 계기로 여론이 변할지 주목된다. 라쿠텐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인 만큼,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국민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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