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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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곧 집단면역을 달성해 팬데믹이 종식될 거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각종 변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면역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부스터샷(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CNN이 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미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부스터샷이 필요한지, 백신의 예방효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되는지 등을 연구 중이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부스터샷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6개월 후일지 아니면 1~2년 후일지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부스터샷이 필요한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필요하게 된다면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스터샷은 백신의 면역효과를 강화·연장하기 위해 추가로 접종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 독감 백신의 경우 이러한 이유로 매년 추가접종을 실시한다.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 필요성은 이미 이전부터 다수의 전문가들이 언급한 바 있다. 실제 화이자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외즐렘 튀레지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지난달 2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한 면역뿐만 아니라 자연 면역 반응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되는 징후를 발견했다”며 “계절성 독감처럼 코로나19 백신도 매년 접종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부스터샷, 코로나19 ‘변이’에 효과 있을까?

그렇다면 부스터샷은 실제로 변이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까? mRNA 방식의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와 화이자는 모두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에서 발생한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부스터샷을 개발 중이다. 

우선 모더나의 경우, 자원봉사자 40명을 대상으로 한 인체 실험 결과 브라질과 남아공에서 발생한 변이에 대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는 기존 백신을 2회 접종받은지 6~8개월이 지난 실험참가자 40명을 두 집단으로 나눠 기존 백신과 새로 개발된 부스터샷을 각각 접종했다. 실험 결과 두 집단 모두 변이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형성했으나, 부스터샷의 효과가 기존 백신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국발 변이에 대해서는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화이자는 기존 백신이 변이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두 차례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첫 번째 연구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지 2~4주가 지난 참가자 20명의 면역 혈청을 사용했는데, 영국 및 남아공에서 발생한 변이 모두에 대해 기존 백신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연구에서도 화이자의 기존 백신이 영국에서 발견된 모든 변이에 대해 면역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 연구들은 추가적인 임상시험과 전문가의 교차검증을 거쳐야 하는 미완의 연구다. 하지만 부스터샷뿐만 아니라 기존 백신도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단서가 발견된 만큼, 긍정적인 내용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결과에도 두 제약사가 모두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변이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변이 2종에 대해서는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모두 기존 변이에 비해 대응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가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부스터샷을 개발해 브라질·남아공 변이에 대한 면역효과를 강화한 만큼, 추가 연구를 통해 새로운 변이에 계속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부스터샷, 혼합 접종도 가능할까?

또 한 가지 의문점은 부스터샷을 접종할 때 기존에 접종한 백신과 다른 백신을 접종해도 되느냐다.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만큼 같은 회사의 기존 백신과 새로 개발된 부스트샷을 섞어 접종하거나, 서로 다른 회사의 백신을 혼합 접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혼합 접종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면역효과를 강화하는 것인지에 대해 확실하게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다만 각국 보건당국과 의료진들은 혼합 접종의 가능성에 대해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의 감염병 전문가 모니카 간디 교수는 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을 통해 “의사로서 부스터샷을 접종할 때 백신의 브랜드를 보지는 않는다”며 “혼합 접종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반응을 강화한다는 증거가 있으며, 현재 영국에서 이 같은 전략을 테스트해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영국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접종지침에 “두 가지 백신 혼합물을 투여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1차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 2차에서는 mRNA 방식의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다만 아직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할 부스터샷 개발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혼합 접종에 대한 걱정은 이를 수 있다. 로버트 시걸 스탠포드대학 미생물학·면역학 교수는 “때가 되면,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에 중대한 차이가 있다고 믿을 이유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벌써부터 어떤 제약사의 부스터샷을 맞아야 할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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