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출간 소식 관련 기사의 연관 키워드. 자료=빅카인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출간 소식 관련 기사의 연관 키워드. 자료=빅카인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출간했다. 여야 모두에게 큰 반응을 불러온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출간 소식에 언론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랜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조심스럽게 책을 준비했다”며 회고록 출간 소식을 알렸다. 조 전 장관은 “검찰·언론·보수야당 카르텔이 유포해놓은 허위사실이 압도적으로 전파돼있다. 아직 더 늦기 전에 최소한의 해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내려가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꾹 참고 썼다. 사실을 밝히고 싶었다”라고 출간 이유를 설명했다.

◇ ‘조국의 시간’, 관련 기사의 연관 키워드는?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지 약 1년 7개월 만에 회고록을 출간하면서 언론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빅카인즈에서 지난 27~31일 조 전 장관 관련 기사를 검색한 결과 닷새 동안 426건의 기사가 보도됐다. 출간 소식이 알려진 27~28일 각각 92건, 105건으로 가장 많은 기사가 보도됐으며, 주말이 지난 31일에도 99건의 기사가 나오는 등 여전히 언론의 관심이 식지 않고 있다.

조 전 장관 회고록 관련 기사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연관 키워드는 ‘추미애’, ‘이낙연’ 등 여권 인사들의 이름이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의 시련은 촛불로 세운 나라의 촛불개혁의 시작인 검찰개혁이 결코 중단되어서는 안 됨을 일깨우는 촛불시민 개혁사”라며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과 여론재판의 불화살 받이가 된 그에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중단없는 개혁으로 성큼 성큼 나아가는 것”라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가족이 수감되고, 스스로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는데도 정치적 격랑은 그의 이름을 수없이 소환한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며 “조 전 장관이 고난 속에 기반을 놓은 우리 정부의 개혁 과제들, 특히 검찰개혁의 완성에 저도 힘을 바치겠다”고 조 전 장관을 지지했다. 

반면 여당 내부에서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출간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재보궐선거의 패배의 원인을 돌아보며 민심을 경청하는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하는 중에 하필 선거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우리 당으로서는 참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우리 당의 주요한 대권 주자들이 강성 당원들을 의식해 조 전 장관에 대해 경쟁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이런 당혹감을 넘어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는 의견을 남겼다.

또 다른 연관 키워드는 대선 주자로 꼽히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이는 조 전 장관이 회고록을 통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윤 전 총장을 언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수사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킨 적이 없다. 검찰총장을 비롯한 내부 비리는 제외되거나 최소화됐다. 윤석열 검찰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검찰은 압수수색 이후 내가 사모펀드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를 접지 않고, 나와 내 가족 전체에 대한 전방위적 저인망 수사로 나아갔다. ‘멸문지화’의 문을 연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모 찬스’, ‘제1저자 등재’, ‘불공평’ 등 조 전 장관에 대한 비판 여론을 상징하는 표현들도 핵심 연관 키워드로 꼽혔다. 이는 최근 이낙연 전 대표가 출간한 대담집 '이낙연의 약속'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27일 출간한 대담집에서 “논문의 제1저자 등재나 특정 계층 학생만이 ‘부모 찬스’를 이용해 인턴을 하는 조건은 입시제도 자체가 불공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조 전 장관을 비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이 전 대표는 다음달 K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조 전 장관이 등장하기 훨씬 전 이명박 정부 시대 제도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회고록 '조국의 시간' 출간 소식을 알렸다.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회고록 '조국의 시간' 출간 소식을 알렸다.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 진보매체, ‘조국의 시간’으로 민주당 분열 우려 

조 전 장관 회고록에 대한 언론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하다. 진보 성향 언론은 회고록 출간으로 인한 민주당 내부 갈등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겨레는 30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일부 대선주자들이 조 전 장관에 대한 공감을 표시한 반면, 당 전반적으로는 4·7 재보선 패배 원인으로 지목된 ‘조국 사태’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사자의 회고록 출간이 또 한차례의 진영갈등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라며 “‘조국 사태’가 끊임 없이 재소환되며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경향신문 또한 이날 “‘조국 회고록’에 난감한 여당··· ‘내로남불·불공정’ 부각될까 부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조 전 장관에게 시선이 집중될수록 ‘조국 사태’로 상징되는 현 정권의 내로남불·불공정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며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리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매체들은 회고록을 출간한 조 전 장관과 이를 지지한 여권 인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31일 사설에서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래 조국만큼 앞뒤가 다르고 파렴치한 내정자는 일찍이 없었다. 검찰은 홍수처럼 쏟아진 각종 비위 사실들을 뒤쫓아가며 수사했을 뿐”이라며 검찰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한 조 전 장관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문 정부의 국정을 책임졌고 앞으로 5년간 나라를 이끌고 가겠다는 차기 대선 주자라는 사람들이 검찰로부터 부당한 수사를 당했다는 조 전 장관의 입장에 동조하는 뜻을 밝혔다”며 “이러니 위선과 파렴치의 대명사 조국이 민주당의 지도자이며, 민주당은 조국 수호 정당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또한 이날 사설에서 “조 전 장관이라고 책을 내지 말란 법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유례 드문 국론 분열의 씨앗을 제공한 장본인이자 각종 의혹과 관련해 여전히 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 일방적 주장을 담은 회고록을 낸 것은 시기적으로도, 내용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이어 “이들(이낙연·정세균·추미애)이 일제히 ‘조비어천가’를 부른 것은 당내 대선 경선을 앞두고 강성 지지자 표를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아무리 표가 급하다 해도 조 전 장관 측의 불공정 문제와 관련해선 이미 국민적 심판이 내려진 상황인데, 마치 그 심판이 잘못된 것인양 주장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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