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뿔석위. 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세뿔석위. 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흔들림 없는 햇빛에 천지가 고요하다. 고요함에 안겨있는 숲은 아름답다. 흔들림 없는 아름다움에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듬직한 바위들이다. 숲 사이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터줏대감 같이 우직하게 앉자있다.

나도 바위가 되고 싶다. 바람에도 흔들림이 없는 바위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가냘픈 마음은 바위가 되고 싶다. 나의 천박하고 가벼운 영혼도 바위를 닮고 싶다. 아무런 흔들림 없이 변하지 않고, 천년만년 그 자리에서 계절을 맞으며 포근히 안기어 오는 바람과 향기를 맡고 싶다.

숲속의 바위는 많은 생명을 품고 있다. 바위에 삶의 터전을 꾸리고 살고 있는 야생화를 만났다. 산림청 희귀식물로 지정되어 있는 ‘세뿔석위’였다. 잎이 세 갈래로 갈라진 모습에 서서히 매료 되어갔다. 

학명은 Pyrrosia hastata (Thunb.) Ching  이다. 속명 피로시아(Pyrrosia)는 그리스어 ‘불꽃’이라는 Pyro에서 왔으며 종소명 하스타타(hastata)는 ‘밑 부분이 팽대하여 양쪽으로 기다랗게 돌출한’의 뜻이다. 원래 석위처럼 단순한 잎몸이었던 것에서 밑 부분이 기다랗게 팽대하여 세 개의 뿔처럼 되었다는 것이다.

고란초과 석위속의 상록 양치식물로서 석위라는 이름은 바위 석(石), 갈대 위(葦)로서 바위에서 서식하는 갈대라는 뜻이라 한다. 또는 가죽 위(韋) 자를 쓰는데 잎이 가죽모양과 같다고 유래되었다. 또한 기와(瓦)와 비슷하다며 ‘와위(瓦葦)’, 바위꽃 이라는 ‘석화(石花)’, 바위가 옷을 입은 것 같다고 ‘바위옷’이라고도 한다. 영어명은 펠트고사리(felt fern)다. 펠트란  ‘모직이나 털을 압축해서 만든 부드럽고 두꺼운 천’을 말한다.  

 

석위. 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석위. 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석위속 식물은 지구상에 약 100여 종이 서식하는데 대한민국에는 잎이 세 갈래로 갈라진 모습이 뿔처럼 생겼다는 ‘세뿔석위’를 비롯하여 잎이 단풍잎처럼 갈라져 있는 ‘단풍잎석위’, 석위와 비슷하지만 잎이 작은 ‘애기석위’ 4종이 서식 한다. 이들을 분류하는 과(科)가 자료마다 다르다. 두산백과에는 ‘고란초과’이지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고사리과’로 명기되어 있다. 학자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고란초과로 등재되어 있기에 고란초과 분류가 맞다.

세뿔석위.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세뿔석위.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세뿔석위는 잎은 길이가 7~10㎝, 폭은 2~3㎝정도로 세 갈래이다. 두꺼운 잎의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에는 붉은빛이 갈색 털이 촘촘하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의하면 공기의 비타민이라는 음이온 발생량이 세뿔석위 797개, 도깨비고비는 ㎤당 570개, 고비고사리680개, 봉의꼬리 707개  등 이라고 하였다. 세뿔석위가 음이온 발생이 가장 많고, 잎 모양도 독특하면서 생육이 강하여 실내에도 적합하다.

꽃말은 ‘긴장’이다. 왜? 긴장인가. 긴장하지 말라는 것인가. 긴장하면서 살아가려는 교훈인가. 세뿔의 의미를 찬찬이 되새겨본다. 우리들의 삶이 긴장하지 않고 살아온 날이 얼마나 되겠는가. 긴장과 두려움의 연속이요 걱정과 번민의 시간들이였다. 견딜 수 없는 굴욕과 치욕도 겪었다. 먹고 살고 가족을 위해서 그랬다. 사람답게 살아보려고 모진 고생을 하였다. 아울러, ‘명예’ ‘권력’ ‘재물’은 솥의 세 발처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솥 정(鼎)’의 교훈을 생각하여 본다. 욕망의 화신이 되어 권력을 잡아 우쭐대면서 돈을 모아 떵떵거리며 살았고 명예까지 얻고자 했다. 모두가 헛된 욕망이로다. 

세뿔석위. 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세뿔석위. 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이제는 긴장의 끈을 놓자. 욕심을 버리면 된다. 욕망에서 벗어나면 된다. 과욕의 멍에를 내려놓으면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몸도 마음도 자유로운 진정한 자유, 자유 말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라는 말처럼 내일 새로운 태양아래 새로운 세상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보자. 바위처럼 살아가보자.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언제나 듬직한 바위처럼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보자는 다짐을 하여본다.

[필자 소개]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구례군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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