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공공데이터포털이 2013년 개설된 이래 수많은 기업·개인이 사업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까지 개방된 공공데이터 수는 5만5139개, 사업화를 통해 창출된 일자리는 1만4881개에 달한다.

공공데이터란 공공기관이 민간에 개방한 데이터를 일컫는다. 기업·개인은 이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고, 영리 목적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뉴스로드>는 공공데이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정부가 발간한 사례집에 등재된 서비스들을 알기 쉽게 해설했다. 첫 번째 차례는 ‘생활 속 공공데이터’다.

◇아파트 실거래가 조회 앱 ‘호갱노노’

아파트 실거래가 조회 모바일앱 호갱노노. / 사진=2020 공공데이터 활용기업 사례집

호갱노노는 부동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앱이다. 아파트 실거래가부터 주변 가격 변동, 인구 이동, 아파트 일조량까지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앱의 핵심 기능은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토대로 서비스되고 있다. 국토부가 개방한 주택 실거래 자료를 수집한 뒤, 이용자들이 보기 편한 모습으로 시각화하는 것이다.

호갱노노에서는 공공데이터를 20종 이상 활용한다. 국토부를 비롯해 행정안정부, 교육부 등이 제공하는 보육·학교 정보, 일조량 변화와 같은 데이터들이다.

이용자들은 호갱노노를 통해 실거래가를 미리 확인하고 부동산중개업소에 방문해 ‘바가지’ 쓰는 일을 피하고 있다. 앱 이름이 ‘호갱(어수룩해 이용당하기 좋은 고객) 노노(No No)’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 앱은 무료 소스인 공공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호갱노노는 지난해 기준 매월 30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으며, 등록된 아파트 매물은 10만5000개가 넘는다.

호갱노노 심상민 대표는 국민들이 느끼는 불편에서 착안해 앱을 만들었다. 국토부 실거래가 데이터 자체는 국민들이 실제로 활용하기 어렵게 구축돼있지만, 접근성을 높인다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심 대표는 “최근 중개업소에 물어보면 예전과 달리 실거래가를 숙지하고 오는 고객이 많다는 얘기를 한다”며 “이런 현상만 봐도 공공데이터가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공데이터 개방으로 인해 코로나, 마스크, 주차, 환경,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서비스가 발전하고 있고, 이 모든 것들은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그동안 규제나 보안 등의 이유로 공개가 불가능했던 영역도 규제 샌드박스 등의 제도로 점차 개방된다면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공데이터의 개선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심 대표는 “활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공개 데이터의 연속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데이터를 계속 유지보수하고 오류를 바로잡는 과정이 필요한데, 대부분 데이터는 이 부분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분리수거 실천 장려하는 ‘오늘의 분리수거’

재활용 시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모바일앱 오늘의 분리수거. / 사진=오늘의 분리수거 웹사이트

오늘의 분리수거는 스타트업 오이스터에이블이 서비스하는 모바일앱이다. 이용자들이 지정된 분리배출함에 재활용품을 배출하면, 여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재활용품은 플라스틱·페트·캔·종이팩·일회용품 등 다양하다. 이용자들에게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로 무엇이 있는지 알려주고, 환경도 살리는 셈이다.

오늘의 분리수거에서는 지자체별 폐기물 관련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각 지자체 데이터와 자사 분리배출함 실적을 비교해 성과를 분석하는 것이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 영양성분 데이터’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영양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은 이용자들이 버리는 재활용품에서 나온다. 재활용품이 대부분 상품 포장용기라는 점에서 착안, 해당 지역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을 수집하는 것이다. 모든 데이터는 익명처리(정보 주체를 식별할 수 없도록 조치하는 일)해 사생활 침해 문제도 방지하고 있다.

오이스터에이블 배태관 대표는 “오늘의 분리수거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이용자들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참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소비자가 제공한 데이터를 통해 유통과 제조업계가 환경을 고민하게 하는 계기를 만든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위한 ‘전자점자’ 생성 솔루션

사회적기업 에이티소프트는 시각장애인들의 웹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전자점자 생성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전자점자가 제공되지 않는 각종 웹사이트와 민원문서 정보를 점자로 변환하는 일이다.

전자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촉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수단이다. 다만 웹사이트와 민원문서는 대부분 점자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웹서핑 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에이티소프트는 공공기관에서 발급하는 민원문서를 솔루션에 활용한다. 2일 기준 공공데이터포털에 등재된 민원문서는 약 4만 건에 달하는데, 여기서 텍스트와 표를 자동으로 전자점자로 변환한다.

이용자들은 변환된 전자점자를 다운로드한 뒤, 점자 프린트로 출력하거나 점자정보단말기로 민원문서 내용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현재 에이티소프트는 국민건강보험공단·강남구청·강원도교육청 등 일부 공공기관 웹사이트에도 전자점자 솔루션을 구축한 상태다.

에이티소프트 박호성 대표는 “공공기관이 자체 웹사이트에 첨부하는 한글(.hwp) 파일 등 공공데이터를 점자로도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장애인이 일반인과 동등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사회는 점자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법적 의무 이행 및 사회적 가치 실현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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