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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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드] 선진 7개국(G7)이 글로벌 과세 도입에 합의했다. 향후 정식 도입된다면 다국적기업들이 세금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은 글로벌 과세에 따른 영향이 없거나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G7 재무장관들은 영국 런던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글로벌 과세 도입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합의된 내용은 G20과 OECD 협의를 거쳐야 해, 실제 도입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합의안 골자는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최소 15%로 정한 것이다. 합의안이 실행되면 다국적 기업들은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최소 15% 법인세를 내야 한다. G7 재무장관들은 성명에서 "대형, 순익성 높은 다국적 기업들의 10% 마진을 넘는 순익에 최소 20%에 세금을 물릴 수 있는 권리를 각국이 갖도록 조세권을 배분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이번 합의를 ‘역사적 합의’라고 평가했다. 다국적기업이 매년 급속 성장하고 있지만, 조세피난처로 꼽히는 국가들의 반발 등으로 몇 년째 논의에 진전이 없었던 탓이다.

글로벌 과세가 도입될 경우 아일랜드, 스위스, 룩셈부르크, 라이베리아, 싱가포르, 홍콩 등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국가들은 재정이 휘청일 정도로 타격받을 것으로 보인다. 납세액이 증가할 기업들도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마련한 의미가 퇴색된다.

글로벌 과세 직격탄을 맞을 업체는 대부분 미국의 IT기업들이다. 미국은 대형 다국적기업을 다수 배출한 국가이며, IT기업은 타 산업 대비 영업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G7 회의 직후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과세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1분기 매출 261억 달러(한화 약 29조 원), 영업이익 113억 달러(13조 원)로 영업이익률이 43.5%에 달한다. 다만 아마존은 7.4%에 그쳐, 다른 조건을 추가해 과세 대상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와 함께 미국 대표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이 40.7%, 애플은 8.3%였다.

기업들은 글로벌 과세 도입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받겠지만, 가장 먼저 인건비·R&D 등 재투자 비용을 늘려 영업이익률을 줄이려는 시도를 예상할 수 있다.

한국기업의 경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거론된다.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밝혀진 과세 조건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추후 G20이나 OECD 협의안에서는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G7에서 합의된 내용만 보면 한국 세수는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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