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패스틀리 시스템 장애 영향을 받은 IT서비스업체 일부 발췌. / 사진=다운디텍터 웹사이트
8일 패스틀리 시스템 장애 영향을 받은 IT서비스업체 일부 발췌. / 사진=다운디텍터 웹사이트

[뉴스로드] 글로벌 IT서비스 앱·웹사이트가 일제히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피해 규모가 심각했지만, IT서비스업체들이 이용하는 클라우드서버 시장 구조 상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트위치TV·쿠팡플레이 시청 중에 먹통, 원인은?

9일 미국 우클라가 운영하는 IT서비스 이슈 모니터링 사이트 ‘다운디텍터’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께부터 약 30분 간 아마존, 트위치TV 등 수십 개의 글로벌 앱·웹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원인은 CDN(Contents Delivery Network)업체 패스틀리의 시스템 장애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CDN은 AWS(Amazon Web Service), 마이크로스프트 애저 등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콘텐츠를 네티즌들에게 전송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날 패스틀리는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막대한 해를 끼쳤다”며 사과했다. 이번 사태는 세계 전자상거래 입점사들의 피해액만 1조50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심각했다.

국내 이용자가 많은 IT서비스도 마찬가지였다. 트위치TV, 쿠팡플레이,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등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각자 이용 중이던 서비스에서 발생한 오류 내용을 공유하기도 했다.

◇2년 전 사례와 유사, 대책은?

이번 사태는 2019년 7월 CDN업체 클라우드 플레어가 연관된 사례와 유사하다. 당시에도 나무위키, 리그 오브 레전드, 디스코드 등 IT서비스와 게임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다.

네티즌들은 두 사례 모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 사태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은 요원한 상황이다. 그 이유는 클라우드와 CDN 시장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클라우드 시장은 지난해 기준 AWS, 애저, 구글 클라우드플랫폼 등 3사가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했다. CDN 역시 아카마이, 아마존, 에지캐스터 3사 점유율이 60% 이상으로 과점시장이다.

IT서비스업체들은 자사 콘텐츠를 보관하기 위해 주로 클라우드업체 ‘한 곳’과 계약하며, 이곳에 있는 콘텐츠는 CDN이 네티즌들에게 배달하고 있다.

이처럼 소수의 클라우드, CDN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업체들 중 한 곳만 문제가 생겨도 수많은 IT서비스가 한꺼번에 오류를 일으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에는 AWS 시스템 장애로 아시아권 IT서비스들이 먹통이었다.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IT전문가들은 줄곧 ‘멀티클라우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멀티클라우드란 IT서비스업체가 여러 곳의 클라우드를 함께 이용하는 것이다. 대형 3사의 시장 점유율이 하위권 업체에 분산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멀티클라우드 운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

문제는 ‘비용’이다. IT서비스업체가 멀티클라우드로 전환할 시, 해당 클라우드 운용 전문가를 고용해야하는 부담이 생긴다.

AWS의 경우 자사 클라우드 지식에 대한 자격시험을 운영할 정도로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AWS는 IT서비스업체에 속한 전문가 수에 따라 인증서를 수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국내 IT서비스업체들에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SK(주)C&C는 최근 AWS 500 서티파이드(Certified)를 획득했다. 사내에 AWS 전문가가 500명 있다는 의미다. 만약 애저, 구글 등 다른 클라우드 전문가도 AWS와 같은 규모로 채용한다면 인건비 역시 1000명, 1500명 분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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