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4일 보도된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대표 관련 기사의 주요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12~14일 보도된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대표 관련 기사의 주요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대표에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대 당 대표의 출현에 국내 언론은 정치권 세대교체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보였지만, 젠더·세대갈등 및 ‘능력주의’에 대한 이 대표의 시각에 우려를 제기하는 매체도 있었다.

지난 11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58.76%) 및 당원투표(37.41%) 결과를 합쳐 총 43.82%(9만3392표)를 득표해 1위로 당선됐다. 2위 나경원 후보(37.1%)는 당원투표에서 이 대표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으나 여론조사 결과에서 큰 폭으로 뒤지며 고배를 마셨다.

◇ ‘이준석’의 연관 키워드는 ‘윤석열’

빅카인즈에서 ‘이준석’을 검색한 결과 전당대회 다음날인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총 860건의 기사가 검색됐다. 당선 다음날인 12일에는 161건이 보도됐으나 13일 305건, 14일 394건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기사량이 늘어나면서 언론의 취재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이 대표 관련 기사에 가장 많이 등장한 연관키워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었다. 윤 전 총장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만큼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정계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언론 또한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윤 전 총장 영입 문제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가장 궁금해했다. 

이 대표는 11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이라는 사람도 우리 당에 합류하면, 생각이 갇히지 않은 상태로 들어왔으면 좋겠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나 공무원으로서 행한 여러 수사에 대한 입장에 갇히지 않고 우리 당에 들어올 수 있다면 우리 지형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이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도 “대통령 후보 경선 절차를 8월 중순쯤부터 진행할 수 있다”며 “오는 8월까지 (입당을) 결심하지 못하면 국민들 입장에서도 답답해할 것”이라고 윤 전 총장의 빠른 결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이동훈 대변인을 통해 14일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히며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가 당기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가 당기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 불붙은 정치권 세대교체론, ‘능력주의’ 맹신 비판도

이 대표 관련 기사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 당선 경력도 없는 후보가 원내 교섭단체(의원 수 20명 이상)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언론은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가 다른 정당에도 파급효과를 일으켜 정치권 세대교체 열풍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일부 매체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중도·보수층의 열망이 30대 당대표 선출이라는 이변을 불러왔다고 진단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12일 사설에서 “30대 원외 인사가 제1야당을 이끌게 된 것은 초유의 일”이라며 “기성 정치에 대한 환멸이 극심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의 변화를 바라는 보수층의 갈망이 큰 현실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 또한 이날 사설에서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패한 충격이 컸고 작년 총선에서 무소불위의 의석을 챙긴 집권당의 무도한 정치 행태에 대한 분노도 각성을 불러왔을 것”이라며 “이준석 바람은 결국 문재인 정권이 불러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당선이 정치권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한겨레는 13일 사설에서 “젊은 당대표의 출현이 작은 부분에서부터 권위와 전통을 깨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성 정치의 사고와 문법을 바꾸려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또한 초선인 황보승희 의원과 서범수 의원이 각각 수석대변인, 비서실장에 내정되고 윤희숙 의원이 여의도연구원 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새 대표 체제에서 개혁 보수 성향의 초선과 여성이 전면에 배치되고 있다. 30대 당대표 탄생이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당 전체의 쇄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 신호”라고 높게 평가했다. 

집권여당이 적극적으로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13일 사설에서 “‘0선 30대’를 제1야당 대표로 올려놓은 민심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등 기존 정당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정치변화와 세대교체의 민심을 확인한 여야는 진부한 정치를 타파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이어 “이런 민의는 지난 4·7 재보궐선거 참패에도 쇄신하지 못하는 민주당에는 더 큰 경종으로 울릴 듯싶다”며 “민주당이 민심을 중심에 놓고 쇄신하지 않는다면 야당이 시작한 혁신경쟁에서 밀릴 것이고, ‘꼰대정당’으로 추락할 것은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변화에 대한 기대감 못지않게 이 대표의 정치철학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한겨레는 “이준석식 정치의 지향과 내용이 어떻게 채워질지는 앞으로 지켜보고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며 “그가 능력주의에 기반한 공정을 주장하고 여성할당제 폐지에 찬성하는 게 과연 우리 사회 갈등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는 논쟁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공정’을 강조하는 이 대표의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이병천 강원대 명예교수는 지난 10일 한겨레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준석이 내건 공정경쟁 담론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고 약육강식의 정글보수 프레임에 줄을 대고 있다”며 이 대표가 “약자가 처한 불평등하고 차별로 가득 찬 조건을 미약하나마 균형 잡게 하는 할당제를 불공정할뿐더러 위험하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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