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애기나리. 사진=정연권 제공
금강애기나리. 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뉴스로드] 금강산이 그립다. 가보지 못한 그리운 금강산이다. 금강산을 사진으로만 보았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금강산에 대한 그리움이 많았다. 그리움은 신비로움과 아련함으로 승화하였다. 지리산에서 금강산을 바라보며 그리워한다.

으뜸가는 산을 금강산(金剛山)이라 하였다. 삼신산(三紳山)에서 일(一)은 봉래의 금강산이고, 이(二)는 방장(方丈)인 지리산이며, 삼(三)이 영주(瀛洲)의 한라산이라고 한다. 또한 금강산(金剛山)은 동악(東嶽), 백두산은 북악(北嶽), 묘향산은 서악(西嶽), 북한산은 중악(中嶽), 지리산은 남악(南嶽)으로서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추앙받아 왔다. 

금강애기나리.사진=정연권 제공
금강애기나리.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금강(金剛)이란 ‘깨어지지 않는 또는 변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다이아몬드를 금강석이라고 한다. 단단하고 훌륭한 소나무를 금강송(金剛松)이라고 한다. 금강산, 금강석, 금강송을 생각하다가 연상되어지는 야생화를 접했다. 백합과의 ‘금강애기나리’였다. 강인함과 그리움을 간직하며 고고히 피어나서 하늘거린다. 자태가 당당하면서 고결하다. 더불어 아름다운 청순미가 보인다.
학명은 Streptopus ovalis (Ohwi) F.T.Wang & Y.C.Tang 이다.

속명 스트렙스푸스(Streptopus)는 ‘소화경(小花梗)이 꼬여서 잎 밑으로 들어간다.’ 라는 뜻이다.  종소명 오발리스(ovalis)는 ‘넓은 타원형’이라는 뜻이다. 금강산(金剛山)에서 처음 발견되어 ‘금강(金剛)’이라는 접두어를 붙였다는 학설이 있지만 강원도 평창군 진부에서 처음 발견되어 ‘진부애기나리’라고 부르다가 2004년에 금강애기나리가 추천명으로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재되었다. 즉 금강애기나리가 정명이고, 진부애기나리는 이명인 것이다. 또한 최근에 ‘금강죽대아재비’라고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이 바뀌지 않았으니 아직은 금강애기나리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다.  

금강애기나리.사진=정연권 제공
금강애기나리.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금강애기나리는 5~6월경에 연한 황백색의 꽃이 줄기 끝에 1~2송이가 핀다. 고혹적인 꽃잎 6장은 약간 뒤로 젖혀져있다. 처음에 피어난 꽃에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다른 꽃도 피어나고, 꽃잎에는 자주색 반점이 있는 것이 특이하다. 누군가 표현처럼 깨순이 모양이 앙증스럽고, 시원한 잎줄기에 정감이 간다.

산림청 희귀식물 약관심종(LC)으로 등재되어 있다. 일부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 특산식물이라고 하지만 산림청 특산식물목록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다. 2017년 한국식물분류학회에서 발행한 한반도특산식물목록에도 없다. 대한민국 특산식물이라고 주장하지만 학계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금강애기나리. 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금강애기나리. 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꽃말은 ‘청순’이라고 한다. 깨끗하고 순수함이 간직되어 있다. 찬찬히 꽃과 잎을 결부하여 보고 있으면 청순미가 가득하다. 청순미를 넘어 청순가련(淸純可憐)하도다. 청춘들의 군상이 보인다. 순수한 모습이 동정을 느끼고, 고혹적인 꽃잎에서 애틋한 사랑이 일렁인다.

그리고 알알이 찍혀있는 모래알 같은 점들에서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들려온다. 사랑의 고민, 삶의 고뇌, 칭찬과 배려, 배신과 원망, 희망과 기다림 등등 많기도 하다. 다 들어 주기에는 나의 그릇이 적다. 포용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 저 작은 점보다도 작은 나의 마음은 언제나 바쁘고 남의 탓만 한 것이 아닌가. 순수함은 멀어지고 깨끗한 이미지는 혼탁 되어 갔구나...

금강애기나리.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금강애기나리.사진=정연권 필자 제공

 

꽃 속에 찬란한 빛이 비춘다. 상큼한 바람도 잠시 머물다 방긋 웃어준다. 청아한 새소리도 찾아왔다. 그래, 그렇다. 침묵 속에 머물던 나쁜 마음을 깨트리는 풍광들에서 청순미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마음을 비우니 명징(明澄)하여 날아갈 것 같다. 

[필자 소개]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구례군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