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석탄' 빠진 ‘2050 탄소중립', 환경단체 강력 반발
'탈 석탄' 빠진 ‘2050 탄소중립', 환경단체 강력 반발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6.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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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장. 사진=기후솔루션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장. 사진=기후솔루션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환경단체의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 정부의 예상 시나리오대로라면 해당 시점에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데다, 석탄발전을 아예 퇴출하지 않는 시나리오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24일 세계일보 등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석탄발전을 퇴출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두 가지로 나뉜다. 1안은 석탄발전 퇴출을 전제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61.9%까지 끌어올리는 시나리오이며, 2안은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 7기를 계속 가동하는 시나리오다. 

문제는 1·2안 모두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 예상대로라면 2050년 온실가스 순 배출량(배출량 – 흡수량)은 1안의 경우 1800만톤이며 석탄발전소를 존치하는 2안은 1안보다 많은 2850만톤이다. 

◇ '탈석탄' 빠진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

정부가 애초에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지 않은 데다 온실가스 감축에 필수적인 ‘탈석탄’이 배제된 시나리오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환경단체들이 강력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24일 성명을 내고 “작년 10월 대통령의 발언을 시작으로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공언(公言)해 왔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안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탄소중립을 두고서 실행을 담보하지 않은 공언(空言)을 일삼아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특히 정부가 석탄발전소를 유지하는 시나리오도 검토 중이라는 사실에 실망금을 드러냈다. 녹색연합은 석탄발전소 2안에 대해 “유럽 기후분석 전문기관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서 한국은 2029년 까지 석탄발전을 중단해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며 “2030년 이전에 탈석탄을 달성하겠다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이 언급한 ‘1.5도’는 파리협정에서 급격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정한 목표로, 지구 온도 평균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클라이밋 애널리틱스는 한국이 해당 목표를 달성하려면 2029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해야 하며, 만약 2054년까지 석탄발전을 유지할 경우 2만3천명의 조기사망이 추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해외 주요국의 탈석탄 로드맵에 비하면 한국의 시나리오는 더딘 감이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세계 주요 지역 탈석탄 전환의 동향’에 따르면 미국의 석탄발전 가동률은 2010년 67%에서 2018년 48%로 크게 하락했다. 주정부 차원의 탈석탄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는 각각 지난 2014년, 2017년 석탄발전을 중단한 상태다. 뉴욕과 워싱턴 또한 2030년까지 석탄발전 중단을 선언했다.

1995년부터 탈석탄 정책을 추진해온 유럽연합(EU) 또한 석탄발전 비중이 2000년 24.4%에서 2015년 17.5%로 크게 줄었다. EU는 재생에너지 보급뿐만 아니라 석탄 보조금 제한, 탄소저감 규제 강화, 화석연료 부문에 대한 투자 중단 등의 강력한 조치를 통해 탈석탄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실제 EU 회원국들의 탈석탄 예상 시점은 포르투갈 2021년, 스웨덴 2022년, 스페인 2025년 등으로 한국에 비해 상당히 이르다.

◇ 정의당 "CCUS, 경제성·실효성 떨어지는 기술"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기대하고 있는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의당 기후·에너지정의특별위원회는 24일 논평을 내고 “CCUS는 확실하게 검증된 기술이 아니다. 탄소 포집도 어렵지만 포집한 탄소를 1천년 이상 보관하거나 활용하는 것은 더 어려운 문제”라며 “우리나라처럼 유전, 가스전이 없는 나라에서 어디에 탄소를 보관한다는 말인가? 활용의 경우에도 경제성과 실효성 모두 떨어지는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이어 “아직 상용화되지도 않았고 현실화되지 않은 CCUS 기술로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CCUS에 소요될 재원을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일자 환경부는 해당 시나리오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추후 의견수렴을 거칠 예정이라는 밝혔다. 환경부는 24일 해명자료를 내고 “보도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관계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작업반에서 작성하여 탄소중립위원회에 제출한 초안으로 탄소중립위원회의 논의를 위한 기초자료”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어 “현재 탄소중립위원회에서는 해당 자료를 기초로 바람직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방향과 전제, 세부감축수단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산업·노동·청년·시민사회·지자체 등 이해관계자와 일반 국민들로부터 충분히 의견을 수렴한 후 사회적 합의를 기초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수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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