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 댓글 개편 전후 지표 변화. / 사진=네이버

[뉴스로드] 네이버 뉴스 댓글 정책 개편 이후 악플(악성 댓글)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뉴스 댓글 정책 개편 성과를 지난 8일 발표했다. 네이버는 현재 웹사이트 상에 언론사 기사를 인링크(포털 내 페이지에서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로 제공하고 있다.

개편은 5월 13일 진행됐다. 뉴스 댓글 작성자의 프로필사진을 타인이 열람 가능하도록 수정한 것이다. 댓글 작성자가 신분·성향 등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 악플 생산을 줄이려는 취지였다.

그 결과 악플 문제는 대폭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는 개편 전후 각 30일을 비교해보니, ‘AI클린봇’ 처리량이 16% 줄었다고 밝혔다.

AI클린봇이란 악플을 자동으로 숨김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처리량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생성되는 악플도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프로필사진을 통해 댓글 활동이 더 쉽게 식별될 수 있음을 고려해, 댓글 작성자들이 표현에 더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타 작성자 차단 기능’을 사용하는 이들도 30% 증가했다. 해당 기능은 특정인이 쓴 모든 댓글을 보이지 않게 차단하는 기능이다. 지난해 4월 도입됐다. 프로필사진 노출로 악플을 반복적으로 남기는 작성자가 잘 드러나면서, 해당 기능 사용률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용자들이 다른 작성자들에 대해 갖는 관심도 늘었다. 네이버 뉴스에는 댓글 작성자의 댓글을 모아볼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프로필사진 노출 후 사용률이 45% 급증했다. 악플 작성자의 댓글 기록을 통해 성향을 유추해보려는 호기심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 댓글에도 ‘전문가’ 등판할까?

IT전문가 스즈키 토모코 기자가 야후재팬 기사에 단 댓글. / 사진=야후재팬

개편된 네이버 댓글 정책은 일본 ‘야후재팬’과 유사하다. 야후재팬은 네이버-소프트뱅크 합작법인인 A홀딩스 자회사 Z홀딩스가 운영하는 일본 1위 포털사이트다.

야후재팬은 네이버보다 먼저 댓글란에 프로필사진 노출을 도입한 포털이다. 네이버처럼 타 작성자 차단 기능 및 댓글모음을 제공한다.

야후재팬 뉴스 댓글란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기사 주제에 전문지식을 갖춘 인사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견해를 제시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디즈니플러스의 번거로운 회원탈퇴 절차’를 지적하는 지난 11일자 기사 댓글란에는, IT전문지에 종사하는 스즈키 토모코 기자가 “탈퇴 절차를 복잡하게 하는 방식은 ‘다크패턴’이라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이 뒤처져 조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달았다. 일본 네티즌 6776명은 해당 댓글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네이버의 댓글 작성자 정체성 표현 수단 강화는 야후재팬처럼 기사 내용을 보완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이후에도 댓글란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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