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6월말 IB 전망치 평균)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6월말 IB 전망치 평균)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서 빠르게 회복 중이던 한국 경제가 2분기 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반면, 전문가들은 주력 수출산업부문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하반기 들어 회복세가 다시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14일 발표한 ‘경제 브리프’에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분기(1.7%)보다 0.9%p 낮은 0.8%로 추정했다. 자동차·건설 등 일부 업종의 부진으로 실물지표 개선세가 둔화된 것을 반영한 것이다.

아직 정부의 공식 2분기 GDP 성장률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주요 경제지표는 2분기 들어 1분기 대비 느린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동향’ 7월호에 따르면, 5월 전산업생산은 7.3%로 전월(8.7%)에 이어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는 0.1%로 전월(-1.2%)과 마찬가지로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광공업생산은 계절조정 전월대비 -0.7%의 증가율을 기록해 3월(-0.7%)과 4월(-1.6%)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최근 개선세가 다소 조정됐다. 설비투자 또한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3개월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처럼 한국 경제 개선 속도가 둔화된 이유는 원자재 및 중간재 수급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KDI는 “원자재와 중간재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자동차산업과 건설업 등에서 생산이 일부 제약됐다”며 “원유 등 원자재가격 상승이 경기회복을 부분적으로 제약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 증가폭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산업별 생산지수. 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별 생산지수. 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 국책 연구기관 "경기회복 완만하게 진행 중"

다만 전문가 및 연구기관들은 2분기 경제지표들이 경기회복 자체를 부정할만한 근거는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KDI는 “높은 수출 증가세와 경제 심리지표의 개선 흐름을 감안하면 경기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KDI는 이어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상회하며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수출과 설비투자도 견실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아울러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소비자심리지수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6월 수출은 5월(45.6%)에 이어 39.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무역수지 또한 전년 동월(34.2억 달러) 대비 10.2억 달러 늘어난 44.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경영연구소 또한 보고서에서 “6~8월에는 실물지표의 회복 모멘텀이 다시 강화되어 3분기 GDP 증가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3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1.7%로 전망했다. 2분기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원자재 및 중간재 수급 문제가 해결된다면, 경기회복 속도도 다시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글로벌 CAPEX(자본적지출) 사이클에 힘입어 수출이 견조한 상승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제조업 생산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산업의 설비투자 회복세가 이어지고, 선행지표 반등을 고려할 때 건설투자 부진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요 방역조치 강화 이후 코로나 확진자수 추이.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국내 주요 방역조치 강화 이후 코로나 확진자수 추이.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 3분기 경기회복, 코로나19가 변수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최근 시작된 4차 대유행이 얼마나 빨리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경제회복에 다시 가속도가 붙을지, 둔화세가 계속될지가 결정될 수 있다. KDI는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감염병 확진자 수도 급증함에 따라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6월 말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향후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다만 지난 12일부터 강화된 방역조치가 확진자 수 증가세를 빠르게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3분기 한국 경제의 반등을 기대해볼만 하다. 실제 1~3차 대유행 당시에도 확진자 수 증가세가 1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는 없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코로나 방역조치 강화로 소비심리와 고용 회복세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확진자수가 효과적으로 억제되고 이르면 오는 8월 추경이 집행되면 내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