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대리예약 체험기] 효자들의 ‘백켓팅’ 경쟁
[백신 대리예약 체험기] 효자들의 ‘백켓팅’ 경쟁
  • 김윤진 기자
  • 승인 2021.07.20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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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웹사이트

[뉴스로드] 53·54세 대상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19일 오후 8시 시작됐다. 이날도 여느 때처럼 인파가 몰려 ‘백켓팅’ 경쟁이 치열했다.

백켓팅이란 ‘백신’과 티켓 예매를 뜻하는 ‘티켓팅’의 합성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는 것처럼 어렵다는 의미로 2030세대가 붙인 이름이다.

이번 예방접종 대리예약에는 공교롭게도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으로 훈련된 20대 자녀들이 나설 개연성이 높았다. 사전예약 대상 연령이 53·54세인 점에 미뤄, 자녀들의 나이를 20대로 어림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대 기자 역시 어머니로부터 대리예약을 부탁받았다. PC나 스마트폰을 다루는 데 서툴지는 않지만, 젊은 자식의 감각을 믿었던 것이다.

◇정시 접속했지만 이미 5만명 대기 중

어머니의 기대와 달리 기자는 잔뜩 긴장한 상태로 오후 8시가 되길 기다렸다. 티켓팅 경력이 10년 전 소녀시대 콘서트 이후 끊겨, 잘 해낼 자신이 없었던 탓이다.

정시가 되자 접종 예약 시스템 웹사이트 내 사전예약 버튼이 활성화됐다. 기자는 즉각 접속했지만 이미 앞에 5만 명이 대기 중이었다.

그래도 예상대기시간이 20분 밖에 안되는 점은 위안이었다. 55~59세 대상 대리예약을 마친 친구의 얘기를 들어보니, 누군가는 초기 접속에 실패해 새벽까지 고군분투했더랬다.

기다리는 동안 예약 시 필요한 정보를 점검했다. 대리예약에는 피접종자의 이름·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대리예약자 자신의 휴대전화 본인인증 절차도 있다.

대리예약 시 입력해야 하는 피접종자 정보. / 사진=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웹사이트

접종받을 의료기관과 날짜를 미리 생각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의료기관 정보는 기관명과 주소만 제공돼, 미리 위치를 파악해두지 않으면 원하는 장소와 날짜를 놓칠 수 있다.

준비를 마친 뒤 예약대기 현황을 보니 기자 뒤로 30만 명이 늘어났다. 20대 대상 백켓팅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이유를 체감하게 한 숫자였다.

◇’서버 먹통’ 되더라도 다시 접속해야

55~59세 대상 사전예약 당시 접속자 수는 질병관리청 예상을 상회해 시스템 서버가 먹통이 된 바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50~54세 예약 일정을 50~52세와 53·54세로 세분화했으나, 이번에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기자도 줄을 다시 서야했다. 앞에는 40만 명이 지키고 있었다. 예상대기시간은 115시간으로 불어났다. 억울했지만 향후 사전예약을 준비 중인 이들이 이런 상황을 겪는다면, 초조해하지 말고 다시 접속하길 조언하고 싶다.

서버 먹통 이후 다시 접속하니 대기자와 예상대기시간이 불어나 있었다. / 사진=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웹사이트

질병관리청 출입기자를 보유한 연합뉴스 등 통신사·일간지 보도를 수시로 확인하는 일도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예약 시스템 서버에 이상이 생길 경우 출입기자단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연합뉴스는 “10시부터 사전예약이 재개될 것”이라고 이날 9시 30분께 보도했다.

실제 예약 시스템이 다시 열린 시간은 10시 1분이었다. 기자는 결국 접속에 성공해 원했던 의료기관과 날짜에 대리예약을 마칠 수 있었다.

◇대리예약 전 부모에게 접종의사 물어야

대리예약 시작 이튿날인 20일 아침, 각종 SNS에는 “백신 효도 성공” “K-효도 완료” 등 피접종자 자녀들의 후기가 잇따랐다.

부모로부터 부탁받고 하는 대리예약이라면 ‘효자’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대리예약자 임의로 접종 여부를 판단하면 ‘노쇼(No Show, 예약 뒤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행동)’를 야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리예약 자체는 피접종자 동의 없이 가능하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되기 때문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예약 일정이 빠듯하다고 해서 먼저 예약하고 피접종자에게 알리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19 백신은 낮은 확률이지만 부작용이 존재한다. 이에 부작용을 우려하는 국민도 있다. 기자의 친구는 “부모님이 기저질환을 가져 접종을 꺼린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의 10% 이상은 주사부위 통증과 두통, 권태감 등을 경증 수준으로 경험하고 있다.

화이자·모더나 접종자는 1%가량이 주사부위 통증과 두통·오한 등을 호소한다. 심하면 림프절병증(면역기관 비대로 인해 생기는 증상)과 심실성 부정맥을 앓는 사례도 있다.

얀센의 경우 약 10%의 접종자에게 주사부위 통증·두통, 일부는 안면마비·과민반응이 나타난다.

각 백신 접종 이후 발현된 증상은 경증일 때 대부분 2~3일 내로 완치된다. 다만 간혹 중증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피접종자에게 부작용 위험을 충분히 알려야 한다.

한편 50~52세 대상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은 20일 오후 8시 시작된다. 50~54세 통합 예약은 21일 오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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